中 성장률 목표 ‘역대 최저’…韓도 ‘직격탄’
우리나라, 중국 의존도 높아…경기 회복 ‘불투명’
2023-03-07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중국이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1991년 이후 가장 낮은 5% 안팎으로 제시했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통해 수출 증진과 경기회복을 노리던 우리나라 경제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7일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리커창 총리는 지난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 격) 업무 보고를 통해 올해 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공개했다. 중국은 지난해 성장률 목표치를 5.5%로 제시했지만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실제로는 절반 수준인 3.0%에 그쳤다. 중국이 보수적으로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한 데는 2년 연속 목표 미달성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전 세계적 경기 둔화 조짐과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세력의 대(對)중국 견제 등 대외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점도 낮은 목표치 설정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의 목표대로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이 5% 또는 5% 이하에 머문다면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국내외 전망보다 더 떨어질 여지가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3일 중국의 올해 성장률 예상치를 기존 4.5%(지난해 11월 전망)에서 5.0%로 올려 잡고, 이를 반영해 한국 경제 성장률에 0.1% 포인트를 더한 바 있다. 대중국 수출의 회복 역시 더뎌질 수 있다. 한국 수출의 약 23%를 차지하는 대중국 수출은 지난 2월 89억 8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2% 줄면서 9개월 연속 감소했다. 대중국 무역수지는 11억 4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5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 갔다. 대중국 수출이 하반기에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중국 경제 회복의 속도와 폭이 예상보다 축소된다면 반등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아울러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이 높고 제조업 재고율이 급증해 한국의 대중국 수출을 제약하고 있어서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리오프닝으로 인해 오히려 국내 물가만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중국 측 수요 증가로 유가 등 국제 에너지 가격이 다시 상승할 경우 최근 주춤했던 국내 물가 상승세가 재차 강화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