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증권결제시스템 성과, 연구결과·시장평가 ‘제각각’
시장 “도입 이후 오히려 결제실패 늘어”
2013-10-30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정부가 야심차게 도입한 신증권결제시스템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증권결제시스템은 증권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지난해 한국예탁결제원의 주도로 금융위원회의 주관 하에 도입됐다.당시 예탁결제원은 지난 2004년 이후 펀드 활성화로 커진 국내 증권시장의 만성적인 결제지연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그동안 이 신증권결제시스템에 대한 연구 결과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현행 주식기관결제는 증권과 대금이 모두 들어 올 때까지 결제할 수 없어 결제지연 문제가 만연했지만 이 시스템 도입 이후 증권이 먼저 들어오면 증권을 건별로 먼저 결제하고 대금은 회원별로 차감 결제하는 방식인 DVP2방식이 적용돼 신속한 결제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예탁원에 따르면 만성적 결제 지연도 해소됐다.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 연구위원은 신증권결제시스템이 개통되기 전인 지난 2011년 주식시장결제의 평균 완료 시간은 17시 28분이었지만 시스템이 개통 이후 15시 27분으로 2시간 넘게 단축됐다며 결제지연을 해소해 증권회사 등 관련 금융회사가 금전적인 효과를 얻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러나 시장의 평가는 예탁원의 연구 결과와는 엇갈렸다. 신증권결제시스템을 개통한 이후에도 정상적으로 결제가 이뤄지지 못한 금액이 올해에만 214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거래소는 지난 2012년 2월 13일 국채 5년물 등 2종목의 거래가 지연된 사고를 일으켰다. 여기에 더해 올해 들어서는 지난 7월 15일 코스피지수 등 일부 지수의 전송 지연 사고가 벌어졌고 다음날인 16일 시카고 상업거래소의 야간시장이 중단됐다. 지난 9월에는 유가증권시장의 139종목 체결이 지연되는 올 들어 전산사고가 급격히 늘었다.신증권결제시스템을 개통했는데도 불구하고 올해 결제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금액도 214억원, 41종목에 달했다. 2012년 33억원 25종목의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결제지연 사유는 주로 회원사의 착오거래(매수․매도수량 오입력 등), 저유동성종목 결제수량 확보 실패, 외국인 결제지시서 미도착 등으로 나타났다.금융 투자 업계 관계자는 “전산관리의 근본적인 대책 없이 대외 홍보성 정책을 펼치는 것으로는 거래소에 대한 신뢰를 재고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