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노르트스트림 폭발 배후에 親우크라 세력 있어"
우크라 정부 "말도 안 돼" 즉각 부인 사실 확인되면 독일과 관계 후폭풍 가능성
2024-03-08 이진하 기자
매일일보 = 이진하 기자 | 미국 정부가 러시아에서 독일로 가스를 직수출하는 데 사용되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사고에 친(親) 우크라이나 세력이 관련됐다는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그동안 불분명했던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의 책임 소재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해 9월 덴마크 및 스웨덴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해저에서 발생한 강력한 폭발로 노르트스트림-1과 2 가스관 4개 중 3개가 훼손됐다. 당시 폭발은 우발적이 아닌 고의적인 사고로 확인됐으나, 폭발을 일으킨 세력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과거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건설을 강하게 반대했다. 이는 유럽으로 수출되는 천연가스가 결국 러시아 정부의 전쟁 비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정황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군 관계자들은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이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미국이 이번에 입수한 정보도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세력'이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적'이라고 표현했다. 다만 구체적인 단체명은 적시되지 않았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나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 인사들이 폭발 사건에 관련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일축했다. 또 폭발을 일으킨 세력이 우크라이나 정부의 지시를 받았다는 증거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NYT는 정규조직은 아니지만 우크라이나 정부와 정보당국과 관련된 세력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했다. 즉 미국 정보당국은 해저 폭발을 실행한 인물이 우크라이나 국적자나 러시아 국적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또 이들은 전문 다이버의 도움을 받아 가스관에 폭탄을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과거 정부 소속으로 전문적인 훈련을 받았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러시아는 사고 직후 미국과 영국 해군이 폭발을 일으켰다고 주장했으나,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이나 영국인은 폭발과 관련되지 않았다고 전언했다. 현재까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정보의 출처와 결론에 증거가 있는지 여부 등에 대한 답변을 거부해 가스관 폭발의 배후와 관련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미국에서 발표한 내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우크라이나와 독일의 관계에도 적지 않은 후폭풍이 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폭발 사건 후 노르트스트림을 통한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된 독일에서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여론이 악화된 상태다. 여전히 우크라이나는 이번 사건 연루설을 부인하고 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로이터에 보낸 논평에 "의심의 여지없이 우크라이나는 가스관 관련 월권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그런 주장은 말도 안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