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의료지배 시나리오' 문건 파문
보험조합 "삼성생명 등 가공할 자금력과 조직망 이용 보건의료체계 장악"
2005-09-16 김상영 기자
전체 민간의료보험 판매실적의 30%, 연수입보험료 17조원, 종사자 6만5천명, 점포수 1천107개, 대리점 1천411개 삼성생명의 가공할 자금력과 조직망이다. 전국의 협력병의원 842개(병원 123개, 의원 719개) 삼성병원의 전국 의료기관 네트워크이다. 전국사회보험노동조합(이하 보험조합)에 따르면 전국11개 대학병원에 삼성생명 상담창구가 개설될 예정이다. 또한 삼성은 국민건강보험을 대체하는 삼성의료체계 구축 등을 최종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우리 나라 전체 주식액의 20%를 점하고 있는 삼성은 법적 제도만 주어지면 이미 의료영역에서도 우리 나라 보건의료체계를 뿌리 채 흔들 수 있는 자금과 조직, 그리고 정보들을 갖추고 있다는 게 보험조합의 설명이다. 보험조합 관계자는 "세계 어디에도 이토록 한 기업에 자본과 정보가 집중된 국가는 없다"면서 "삼성의 무한이윤 창출을 위한 탐욕은 이제 공공재인 의료에서도 거침없이 나타나고 있다. 9월13일 시민단체에 의해 폭로된 삼성생명의 내부 전략보고서는 경악을 넘어 전율마저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은 삼성생명과 삼성병원의 결합을 통해 무한이윤추구를 넘어 공보험을 붕괴시키고 삼성에 의한 의료지배체계를 구축하려는 음모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성토했다.그는 또 "노무현 정권은‘의료산업화’란 오도된 기치로 삼성의 음모를 국가적 정책으로 밀어주고 있는 형국이다"면서 "대통령 직속으로‘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를 구성해 민간의료보험도입, 영리병원 허용, 건강보험당연지정제폐지를 추진함으로써 삼성이 그토록 꿈꾸며 치밀하게 준비해 왔던‘의료의 자본화’ 전략을 정권적 차원에서 뒷받침하고 지원해 주고 있는 것이다"고 주장했다.또한 "우리 나라 민간의료보험은 이미 공보험인 건강보험을 위축시키고도 남을 만큼 팽창해 있다. 건강보험의 보장성 60%는 삼성생명이 국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연 17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보험료수입을 만들어 주고 있으며, 이제 삼성으로 하여금 국가의료를 지배하겠다는 야욕을 구체화하려는 전략까지 세우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주요 선진국 어느 나라도 민간의료보험이 이토록 아무런 규제도 없이 무한팽창하도록 방치하고, 공공재인 의료를 자본에 넘겨주려고 시도한 국가는 없었다는 게 보험조합의 지적이다. 보충적 민간의료보험을 도입했던 프랑스마저도 치솟는 의료비 상승으로 이 정책이 실패했음을 인정했다는 것.따라서 보험조합은 삼성이‘의료지배’야욕을 즉각 백지화하고 국민에게 사죄할 것을 촉구하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