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국민의힘 전당대회 참석 "당 위기 정치적 기회 악용 안돼"

현직 대통령 전대 참석 박근혜 이후 7년만 "승자·패자 없어…국민 생각하고 전진" "새 지도부와 하나 돼야"…당정 '원팀' 강조

2023-03-08     조현정 기자
윤석열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나라와 당 위기를 정치적 기회로 악용하면 안된다"며 "부당한 세력에도 주저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당이 보수 정당으로서, 집권 여당으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며 "새로 선출될 지도부와 모두 하나가 돼 새로운 국민의 나라를 만들어가자"고 당정 '원팀'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축사에서 "기득권의 집요한 저항에 부딪혀도 미래 세대를 위한 길, 나라의 혁신을 위한 길을 포기하거나 늦춰서는 안된다"며 "그 것이 당이 국민으로부터 더욱 사랑받는 길"이라고 이같이 밝혔다. 이는 대통령실과 각을 세워온 당 내 비윤(비윤석열)계 인사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국민의힘 당 내 선거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며 "당 구성원 모두 첫째도 국민, 둘째도 국민, 셋째도 국민만을 생각하고 함께 전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고통에 빠뜨리는 기득권 이권 카르텔을 확실하게 뿌리 뽑아야 한다"며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 추진 의지도 거듭 강조했다. 특히 정부 출범 1주년을 앞두고 소회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의 헌법 정신인 자유와 연대의 가치를 역설해왔다"며 "무너진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 체제를 바로 잡아 달라는 국민 목소리, 강력한 국가 안보를 통해 평화를 지켜달라는 목소리에 더 강력하게 행동하고 신속하게 실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제 징용 문제에 대해선 한일 관계 복원 의지를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세계적 복합 위기, 북핵 위협을 비롯한 엄혹한 안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미일 3국 협력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반드시 직시해야 한다"며 "국제 사회 리더 국가로서 우리와 세계 시민의 자유를 확장하고 국제 사회 평화와 번영을 만들어 갈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공식 행사에 참석한 것은 지난해 8월 당 연찬회 이후 처음이다. 현직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참석하는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7년 만이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박 전 대통령은 각각 2014년과 2016년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 1월 국민의힘 지도부와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전당대회 참석 요청에 응하겠다고 밝혔고, 이후 3일 일정 공지를 통해 참석을 공식화했다. 통상 대통령 동선은 경호 문제 등으로 미리 공지되지 않지만, 이례적으로 전당대회 참석을 사전 공지한 것도 대통령 참석을 사전에 알려 투표를 독려하고 결집을 노린 의도로 해석된다. 이날 윤 대통령은 축사를 마친 뒤 개표 결과는 보지 않고 바로 현장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