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3·8 전당대회] 대통령실 주도 당정 관계 형성…전문가들 '野 협치·총선 승리' 난망

국민의힘 8일 김기현 신임 당 대표 선출 "대통령실 '여의도 출장소' 될 것" "내년 총선 윤석열 중심 치를 가능성 높아"

2023-03-08     문장원 기자
8일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가 8일 선출된 가운데 김 신임 대표는 대통령실과의 원만한 관계 설정,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과의 협치, 무엇보다 내년 총선 승리라는 막중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제3차 전당대회를 열어 김기현 후보가 당원 투표 52.93%로 신임 당 대표에 당선됐다. 안철수 후보 23.37%, 천하람 후보 14.98%, 황교안 후보 8.72%를 얻었다. 김 대표는 선거 막판 '울산 KTX 부동산 투기 의혹'과 '대통령실 행정관 홍보물 전파 의혹' 등 악재가 겹쳤지만 절반을 넘으셔 결선 투표 없이 당권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매일일보>와 통화한 정치평론가들은 일제히 김 신임 대표의 험로를 예고했다. 이번 선거에서 대통령실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입김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작용한 만큼, 이들의 그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국민의힘은 대통령실의 '여의도 출장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평론가는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후보가 당선된다면 자력이 아니라 윤핵관과 윤석열 대통령이 도와준 것"이라며 "자기 역량으로 된 부분은 거의 없는데 그 대표가 대통령에 대해서 쓴소리할 수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윤핵관과 대통령실의 눈치를 보느라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는 소리다. 내년 총선 전망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고개를 저었다. 중도층에 소구력이 있는 당 대표가 아닌 친윤의 지지를 받아 당 대표가 된 김 대표 체제로는 총선 승리는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친윤계가) 김 후보를 당선시키려는 이유는 친윤 체제 강화와 친윤 중심 공천을 하려는 것"이라며 "하지만 전당대회 과정에서 중도와 반윤의 힘이 세력화되고 강해졌다. 당이 일사불란하게 돌아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총선을 이기는 것보다 지금 당장 내 사람이 당 대표가 되는 게 급하다.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로 사실상 윤 대통령이 당을 장악하고 총선을 치를 것으로 전망했다. 박 평론가는 "안 후보와 큰 표 차로 이기면 윤 대통령은 김 후보를 대리해 사실상 당을 장악하는 윤석열 당으로 재편되는 그런 과정을 앞으로 1년 동안 겪을 것"이라며 "내년 선거도 윤 대통령을 중심으로 치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169석의 거대 야당인 민주당과의 협치 부분도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사실상 당이 윤 대통령의 의중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김 대표가 아닌 윤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취임 303일인 이날까지 야당 대표와의 '영수 회담'은 성사되지 않고 있다. 박 평론가는 "협치는 누가 당 대표가 돼도 안 된다. 협치의 중심은 여당 대표가 아니고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이야기에 여당도 따라간다"며 "대통령이 중심인데 무슨 여당하고 야당이 협치가 되겠나"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협치 의지가 없으면 어차피 안 된다. 협치는 끝났다. 내년 총선 때까지 협치는 없다"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