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집권' 니카라과 오르테가 대통령, 정부 비판 교계에 철권
가톨릭계 대학 2곳 폐쇄 및 자산몰수
2023-03-09 이진하 기자
매일일보 = 이진하 기자 | 장기 집권을 하고 있는 니카라과 오르테 대통령이 정부 비판을 하는 가톨릭계에 철권을 휘두르고 있다.
8일(현지시간) 니카라과 매체 라프렌사에 따르면 오르테가 정부는 니카라과 자치기독교대학(2001년 개교)과 후항 파블로 2세(요한 바오로 2세) 대학(2004년 개교)을 폐쇄 조치했다. 두 대학 학생과 교수, 교직원을 비롯해 양교 데이터베이스상에 보관된 서류 일체는 국립대학협의회로 이관되고, 두 대학 자산도 국가로 이전된다. 학생들은 이후 다른 학교로 재배치될 예정이다. 정부는 "교육 품질 지표 평가에서 적절한 인증을 받지 못했다"며 대학 설립·운영에 대한 규정 위반을 폐쇄 배경으로 들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재무제표 기록 불일치' 및 '고정자산 현황·수입과 지출 변동 사안·자금 집행 내용 등에 대해 정당한 이유 없이 이사회에 보고하지 않은 행위'도 중대한 하자 사유라고 지적했다. 후안 파블로 2세 대학은 성명을 내 "놀랍고,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하느님께서 가장 큰 역경의 순간에도 우리를 지탱해 주신 만큼 앞으로도 그렇게 해 주실 것"이라고 전했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1985~1990년 한 차례 정권을 잡았다가 2007년 재선 뒤 개헌을 통해 연임 제한을 없애고 현재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다. 그의 부인 로사리오 무리요도는 부통령직을 맡았다. 니카라과 시민들은 두 사람을 향해 반대 목소리를 냈고, 반정부 시위자를 성당에 피신시키거나 정치범 석방을 위해 중재 노력을 한 것을 트집 잡아 교계 라디오 방송국 문을 닫거나 바티칸 대사와 주교를 박해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