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연금개혁 반대 7차 시위…7일부터 닷새째 파업
파업 기간 중 쓰레기 수거 중단…생활 속 불편함 증가 상원, 12일까지 법안 심의
2023-03-12 이진하 기자
매일일보 = 이진하 기자 | 프랑스 정부가 정년 연장을 골자로 추진하는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제7차 시위가 230개가 넘는 지역에서 열렸다.
11일(현지시간) BFM 방송 등 프랑스 매체에 따르면 상원에서 연금 개혁 법안 심의가 막바지로 향해 달려가는 중 시위가 열렸다. 이날 시위는 정년 연장에 반대하는 주요 8개 노동조합이 주말에 소집한 두 번째 시위다. 내무부는 프랑스 전역에서 열린 시위에 36만8000명이 참여했다고 추산했고, 주최 측은 노동총동맹(CGT)은 100만 명 이상이 길거리로 나왔다고 발표했다. 이번 시위 참가자는 지난 7일 역대 가장 많은 인파가 모인 제6차 시위 때 정부 추산 128만 명, CGT 추산 350만 명이 모인 것에 비교하면 규모가 현저히 줄었다. 이날 수도 파리에서 내무부 추산 4만8000명, CGT 추산 30만 명으로 가장 많은 인파가 모였고, 이날 오후 6시30분에 위험한 무기를 소지하거나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32명이 체포됐다고 현지 방송이 전했다. 전국적인 시위가 열린 이날 철도, 공항, 정유소, 발전소, 항구 등 무기한 파업을 예고한 곳에서는 일부 노조가 7일부터 닷새째 파업을 이어갔다. 파리 도로 청소부들도 여기에 동참해 일부 지역에서 닷새간 쓰레기 수거도 이뤄지지 않자 길거리 곳곳에 쓰레기 더미가 쌓였다. 르파리지앵 일간지는 쓰레기 수거를 담당하는 파리의 9개 구에서 거둬가지 않은 쓰레기만 4500t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에서 식당 밖 테라스에서 식사하거나 커피, 음료 등을 마시는 것이 흔하기 때문에 식당가를 중심으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에 이번 파업을 주도한 노조들은 생활에 크고 작은 불편함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것이 파업의 목적이라며, 노동자의 파업할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맞섰다. CGT 산하 파리시 폐기물 처리 부문 노조 측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연금 개혁을 포기할 때까지 파업을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금 연금 제도를 손보지 않으면 조만간 적자로 돌아선다며 연금 수령을 시작하는 정년을 현행 62세에서 2030년까지 64세로 늦추자고 주장한다. 아울러 연금을 100% 수령하기 위해 기여해야 하는 기간을 기존 42년에서 2027년부터 43년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런 내용을 담은 연금 개혁 법안은 상원에서 현재 심의 중이다. 마크롱 대통령이 추진하는 연금 개혁에 우호적인 우파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은 12일 자정까지 이 법안을 놓고 토론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