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시장도 SVB 파산 직격탄

“SVB 파산 하루만에 700억달러 증발”

2024-03-13     김경렬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가상화폐 시장이 휘청대고 있다. 미국 내 16위 규모 은행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후 가상화폐 거래 주요 은행들의 청산 소식이 겹치면서다. 가상화폐 약세장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미국 CNBC방송은 가상화폐 시가총액이 SVB 파산 이후 24시간 만에 700억달러 증발했다고 전했다. 파장은 SVB가 진출해 있는 중국, 영국, 캐나다, 인도 등 주요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전일 오후 1시 기준 24시간 전보다 1.05% 내린 2만627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빗썸은 0.80%, 업비트에서 이더리움은 0.57%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몸살을 앓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SVB 청산 소식 후 반나절 만에 10% 넘게 급락했다, 연초부터 회복했던 상승분의 절반을 반납하며 2만달러선도 무너졌다. 다행히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24시간 전보다 9.13% 오른 2만2498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정부가 금융 시장 충격을 우려해 고객이 SVB에 맡긴 돈을 보험 한도와 상관없이 전액 보증키로 하면서 반짝 반등한 모습이다. 시장 전망은 부정적이다. 업계는 이번 SVB 파산의 영향이 투자 심리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 심리가 두터워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3일 스페셜리포트를 통해 “금융시장은 일단 유사한 은행을 찾아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안전자산 선호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며 “SVB 예금자의 대부분은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닌 기업 거액예금자이기 때문에 비 예금자보호 대상에게 선지급되는 금액이 크지 않을 경우 이들 기업이 유동성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황이 지속될 경우,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여타 은행으로 파장이 확산된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이러한 배경 탓에 미국 정부는 정치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모든 예금을 전액 보장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 당국은 SVB 파산이 타 금융기관 연쇄부도로 전염되지 않도록 안간힘을 쓰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12일(현지시간) SVB 붕괴 이틀 만에 또 다른 미국 은행 시그니처은행이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뉴욕의 규제당국 금융서비스부(DFS)는 이날 뉴욕주 소재 시그니처은행을 인수, 파산관재인으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임명했다. 시그니처은행은 실버게이트은행과 함께 가상화폐 거래 주요 은행으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