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가는 팬데믹… 현대바이오 'CP-COV03', 질병 대응 핵심 되나
새로운 메커니즘의 혁신적 범용 항바이러스제 탄생 '눈앞' 코로나19 외 다른 질병에 대응 가능… 국내 방역 체계 갖춰야
2024-03-13 이용 기자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떨어져가는 가운데, 현대바이오사이언스의 범용 항바이러스제 'CP-COV03'는 엔데믹 이후에도 사업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바이오는 CP-COV03가 임상2상의 1차 유효성 평가 결과 증상 개선에 소요되는 기간을 대조군 대비 4일 단축했다며 “임상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번 탑라인 결과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질병관리청 등 관계당국에 제출하고 임상2상을 통해 발견한 최적투여량으로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위한 준비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CP-COV03의 긴급승인 여부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CP-COV03는 본래 코로나19 먹는 치료제로 개발되던 약물이다. 팬데믹 정점이 지나 감염 위기가 낮아진 만큼, 현재 코로나19 관련 제품의 수요는 급격히 떨어지는 추세다. 실제로 세계 각국에서 화이자와 모더나의 기존 백신은 대량 폐기되는 실정이며, 이들 기업은 수익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 가격 4배 인상을 검토한다고 전했다. 또 팬데믹 당시 국내 제약바이오 세계화의 주역이었던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수요도 폭락해 관련 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아직 팍스로비드 등 기존 치료제의 수량이 충분한 만큼, 방역당국의 긴급승인 여부는 미지수라는 보도를 내고 있다. 다만 긴급승인을 차지하더라도, 국산 치료제 보유 여부는 차세대 방역의 핵심인 만큼, 향후 방역당국이 해당 치료제의 가치를 높게 평가할 가능성은 충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존 항바이러스제는 대부분 세포에 침입하는 특정 바이러스의 복제를 일정 기간 억제함으로써 인체내 면역체계가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는 '바이러스 표적'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이와 대비해 CP-COV03는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입할 경우 세포의 오토파지 촉진으로 바이러스의 종류와 변이를 가리지 않고 모두 제거하는 '숙주세포 표적' 메커니즘을 지녔다. 코로나19 외에도 여러 바이러스에 대응 가능하다는 의미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범용 항생제 ’페니실린‘과 같은 광범위한 용도로 개발될 가능성을 가진 셈이다. 실제로 CP-COV03의 주성분 니클로사마이드는 코로나19를 포함해 사스, 메르스, 천연두, 에이즈 등 31종의 바이러스질환에 대한 효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현대바이오는 해당 약물을 롱코비드, HPV(인유두종 바이러스), 원숭이두창 등 악명 높은 바이러스 질환으로 적응증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HPV와 원숭이 두창 등은 코로나19보다 감염성과 위험성이 높고, 롱코비드는 코로나를 앓았던 환자들에게 지속적인 고통을 주는 만큼, CP-COV03는 차세대 질병 대응에 해결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현재 국산 코로나19 백신(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코비원’)은 출시됐고 각 기업들이 백신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밝혔지만, 치료제는 아직 국산 제품은 없으며 연구 또한 더딘 상태다. 현재 국내에서 활용되는 치료제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를 비롯해 모두 해외 제품이다. 직면한 코로나19 위험 뿐 아니라 넥스트 팬데믹에 대응하려면, 국산 치료제 생산 환경이 갖춰져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진근우 현대바이오 연구소장 박사는 "CP-COV03가 신종플루 사태를 종식한 타미플루 같은 게임체인저급 코로나 치료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CP-COV03를 21세기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끌어내는 페니실린급 범용 항바이러스제로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