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 사퇴에 당직 개편 요구까지…이재명 '사면초가'

비명계 중심 사퇴론 분출…사무총장·전략기획위원장 등 교체 요구 친명계 김남국 "지금 당직 인선 중 친명계라 할 사람 크게 없어"

2024-03-13     문장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체포동의안 '무더기 이탈표'에 이어 최측근의 극단 선택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이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비이재명계(비명계)의 지도부 인적 쇄신 요구까지 겹치면서 이 대표가 말 그대로 사면초가 상황에 놓였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비명계는 지난 9일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첫 비서실장의 극단적 선택 이후 이 대표의 책임론을 언급하며 자진 사퇴 압박에 고삐를 죄고 있다. 비명계 윤영찬 의원은 '도의적 책임'을 언급하며 이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아울러 비명계는 '당직 개편'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8일 조응천 의원은 라디오에서 "이 대표와 지도부가 이 당을 어떻게 끌고 가겠다, 총선을 어떻게 치르겠다는 해법을 내놔야 한다. 당직 개편도 방법"이라며 "지금 최고위원을 포함해 정무직 당직자, 사무총장, 전략기획위원장 등 여러 당직이 완전히 (친명계) 일색"이라고 지적했다. 송갑석 의원도 "모든 당직에 대해 과감히 열어야 한다"며 "'그런 사람까지, 그런 자리까지' 생각이 들 정도로 과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당 사무총장은 총선 공천 작업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자리인 만큼 사실상 이 대표에게 공천권을 내려놓으라는 요구인 셈이다. 친문재인계 핵심인 전해철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직책, 어떤 자리 하나만 가지고 이야기하면서 탕평과 화합을 했다고 하면 안 된다"며 "당 대표가 많은 것을 내려놨다고 생각할 정도가 돼야 한다. 그런 인식이 되지 않은 상태의 인사를 탕평 인사라고 하는 본질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친이재명계에서는 이미 당직 인선에서 계파를 고려한 탕평 인사가 이뤄진 만큼 비명계의 당직 개편 요구에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친명계 김남국 의원은 "공감하고 충분히 주장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전제하면서도 "지금 주요 당직 인선 중에서 친명계라고 할 만한 사람들이 크게 없다. 비서실장을 비롯해 민주연구원장 정태호 의원도 역시나 마찬가지로 핵심 친문이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 의원은 지난 10일 출범한 당 공천제도 티에프(TF) 대부분이 비명계로 꾸려진 점을 강조하며 "공천을 공정하게 하겠다라는 것을 강하게 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티에프 위원장을 비롯해서 11명의 위원 중 2명을 제외한 9명이 모두 비명계 위원인 만큼, 비명계의 당직 개편 요구에 명분이 없다는 의미다. 다만 이 대표는 당 변화 차원에서 어느 정도의 당직 개편 가능성은 열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은 문진석 의원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총선 승리 로드맵을 차례로 내놓을 것이고, 또 공천에 대한 의원들의 관심이 높은 만큼, 공천 룰을 바꾸는 과정부터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할 것"이라며 "이 대표가 당 운영을 6개월간 했으니 변화를 주는 차원에서는 당직을 개편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