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VB 파산에도 국내 금융시장 무덤덤
‘6만전자’ 회복…LG에너지솔루션 2%대 상승 韓 정부 “영향 제한적…사태 확산 가능 낮아”
2023-03-13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코스피 지수가 13일 등락을 반복하다 상승으로 마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금융권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16.01포인트(0.67%) 오른 2410.60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86포인트(0.24%) 오른 2400.45로 출발했다. 거래주체별로 살펴보면 기관이 3075억원 순매수했다. 개인은 3275억원을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179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는 6만전자를 회복했다. 이날 장 마감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0.84%(500원) 상승한 6만원을 기록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종목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은 2.18% 오른 56만3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밖에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SDI, LG화학, 네이버, 현대차, 기아 등이 상승했다. 다만 삼성물산, 두산에너빌리티, SK텔레콤 등 일부종목은 소폭 하락했다. 미국 정부가 SVB·시그니처은행 예금 전액 보증방침을 밝히면서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금융시장은 장초반부터 위기감이 감돌았다. 지난 주말 미국에서 16번째 은행이 SVB가 이틀 만에 파산했기 때문이다. 실버게이트은행과 시그니처은행의 폐쇄 소식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는 극도로 불안해졌다. 실제로 이날 장 초반 니케이 지수가 1% 가까이 빠지면서 아시아 금융시장도 휘청댈 수 있다는 말들이 나돌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가파른 금리상승의 부작용이 금융시장 스트레스를 높였다고 보고 있다. SVB의 예금 지불정지 사태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극단적인 저금리 상황에서 은행의 사업모델 특성상 예수금 급증 △기업의 높은 대규모 예금 비중 △금리 상승기의 잘못된 채권 전략 등이 결합되면서 불거진 문제로 파악된다. 일각에서는 SVB 사태를 지난 2008년 금융위기와 겹쳐 보고 있다. 당시 금융위기는 부동산 시장을 흔들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물가가 높아 금리를 올리자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고 금융기관이 부실해지면서 위기가 왔다”며 “그때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금리를 올려 가계와 기업이 고금리에 취약한지 테스트받고 있으며 신성장산업 쪽은 자금조달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수출투자책임관 회의 도중 “SVB 폐쇄 소식이 전해지며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다”며 “이번 사태가 아직 글로벌 금융·경제 전반의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고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