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킬레이트제·비료 함께 사용하는 기술 개발

수박 농가 적용 결과, 열매 무게 15% 늘고 염류농도는 11% 줄어

2024-03-14     전승완 기자
농가

매일일보 = 전승완 기자  |  농촌진흥청은 염류가 쌓인 시설재배지에서 수박 품질은 높이고 염류장해는 해결할 수 있는 ‘킬레이트제(DTPA)-비료 병행 처방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킬레이트제는 염류를 작물이 이용하기 쉬운 형태로 바꿔 작물의 양분 흡수효율을 높이기 때문에 토양 염류가 줄어든다. 또한 킬레이트제 자체에 있는 탄소와 질소 성분이 특정 미생물 활성을 높여 작물이 잘 생장할 수 있게 해준다.   2020년 기준, 수박 시설재배지에 쌓인 염류 수준은 적정 기준(전기전도도 2dSm-1)의 2배에 달한다. 이로 인해 토양 건강성이 나빠져, 수박 품질이 저하되고 수확량도 15~20%(5~7dSm-1 기준) 줄었다. 이번에 개발된 킬레이트제-비료 병행 처방기술은 염류가 쌓인 토양에 킬레이트제와 비료를 정해진 비율에 맞춰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우선 가까운 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발급받은 비료 사용 처방서를 보고, 토양의 전기전도도가 5~7dSm-1인지 확인한다. 이후 수박을 아주심기 하기 전 밑거름으로 10아르(a)당 750kg의 퇴비를 뿌려준다. 수박을 아주심기 하고 3주 후부터 수확할 때까지 킬레이트제 용액과 생육 시기별 웃거름양(농가 평균 비료 사용량의 절반)을 5톤 용량 관수통에 넣은 후, 1주일마다 1회씩 토양에 공급한다. 농촌진흥청이 충북 진천 수박 시설재배지에 기술을 적용한 결과, 수박 1개당 무게는 7.4kg에서 8.4kg으로 15% 늘었고, 총 수확 무게는 기존(5.1톤/10아르)보다 14%(5.8톤/10아르) 늘었다. 또 잎과 줄기의 생체량도 각각 52%, 14% 늘었으며, 작물의 질소, 인, 칼륨, 칼슘, 마그네슘, 철의 흡수량도 15~34% 많아졌다. 염류농도는 기존보다 11%, 질산태질소 함량은 14% 줄었고, 토양 미생물 활성은 25% 늘어 토양환경이 좋아졌다. 농가 수익은 킬레이트제 없이 기존 비료량을 사용했을 때보다 10아르당 105만 원 정도 늘었다. 이 기술을 적용해 4~6작기 동안 수박을 재배하면 토양 염류가 적정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이번에 개발한 킬레이트제-비료 병행 처방기술을 영농기술로 제안해 시범사업 등을 통해 현장에 보급할 계획이며, 수박 이외의 다른 작물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토양비료과 현병근 과장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이 수박 농가에서 수박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면서 염류장해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