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韓·日, 경제수장 만나 경제협력 논의한다
전경련-日게이단렌, 한·일정상회담 계기로 17일 일본서 간담회 미래청년기금 조성 방안 협의…소·부·장 협력 복원 모색 기대
2023-03-15 박효길 기자
매일일보 = 박효길 기자 | 한국과 일본 경제수장이 만나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16일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일본을 방문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일본 기업단체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과 오는 17일 일본에서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을 연다. 간담회에는 이 회장과 최 회장, 정 회장이 참석할 예정이며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참석한다. 전경련은 이번 간담회를 위해 앞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전경련을 탈퇴한 4대 그룹 측에 별도로 참석을 요청했다. 전경련 부회장단도 간담회 참석을 위해 일본을 찾는다. 부회장단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한일경제협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등이 포함돼 있다. 한화그룹에서는 부회장단 일원인 김승연 회장을 대신해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총수들 외에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등 경제단체장들도 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도 참석한다. NHK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을 비롯한 대기업 경영자들이 참석한다. 전경련과 게이단렌은 간담회 참석 인원과 의제 등을 최종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경제계는 이 같은 협력관계에 기반해 이번 간담회에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과 관련, 한일 기업이 함께 조성할 것으로 알려진 ‘미래청년기금’(가칭)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탈탄소 사회 실현을 위한 대책이나 에너지 안보 등 양국의 공통 과제를 근거로 향후 재계가 협력할 수 있는 사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NHK가 전했다. 게이단렌은 종전 이후인 지난 1946년 일본 경제의 재건·부흥을 목적으로 탄생했다. 당시 초대 회장은 이시카와 이치로 닛산화학공업 사장이 맡았다. 회원사는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대기업 1500곳이다. 현재 도쿠라 마사카즈 스미토모화학 회장이 게이단렌의 수장을 맡고 있다. 게이단렌은 한국의 경제계와 꾸준하게 교류하고 있다. 지난 1982년 전경련과 양국 경제계 상호이해 증진과 친목 도모를 위해 ‘한일재계회의’를 출범해 매년 개최하고 있다. 또 과거 ‘2012 여수 엑스포’ 유치에 힘을 보탰기도 했다. 한국은 지난 2007년 열린 한일재계회의에서 여수세계박람회 유치를 요청했고 일본도 화답했다. 결국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12년 세계박람회’ 여수 개최를 따낸바 있다. 재계 총수들은 전경련·게이단렌 간담회 외에도 개별적으로 관련 비즈니스가 있는 기업이나 거래선 등을 만나 협력 관계를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또 반도체 산업 협력 재개가 기대된다. 2018년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이후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 등으로 냉각됐던 양국의 경제 협력을 복원하는 방안이 모색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