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상회담, '셔틀 외교' 복원 기대…野 "굴욕적 조공 외교"
尹 대통령, 오는 16~17일 일본 방문해 정상회담 "징용 문제로 나빠진 한일 관계 정상화…국민 약속"
2023-03-15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6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해 한·일 정상회담을 가지며 '셔틀 외교' 복원 등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아울러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참석 등 경제 협력 강화 의지도 밝히고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 배상 해법에 대해 야당과 시민사회가 강하게 비판하는 등 국내 여론이 악화되고 있어 성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이번 윤 대통령의 방일에 대해 12년 만의 '셔틀 외교' 복원에 방점을 찍었다. 김성한 대통령실 안보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이번 방문은 12년간 중단되었던 양자 정상 방문이 재개되는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 취임 이후 역점을 두고 추진한 한·일 관계 개선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방일은 그간 경색되었던 한·일 관계가 정상화의 단계로 본격 진입했음을 알리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강제 징용 판결 문제 해법 발표 이후 이행을 포함한 한·일 관계 전반에 대한 정상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해제와 화이트리스트 복귀,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정상화 등도 의제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강제 징용 배상 문제가 그간 한·일 관계 정상화의 걸림돌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양국 관계 정상화의 최종 목표가 한·미·일 안보 협력에 있다고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한국뿐만 아니라 미·일도 노출되고 있다"며 한·미·일 안보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미사일을 탐지·추적하는 레이더 정보의 즉각적인 공유를 진행할 의향을 명확히 하며, 지소미아 정상화 입장을 일본 언론에 분명히 했다. 강제 징용 해법에 대해선 "대통령 출마 전부터 한국 정부 산하 재단이 제3자가 돼 대법원판결로 확정된 피고의 일본 기업의 배상금 상당액을 원고에 지불하는 '제3자 변제' 방식이 합리적이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징용 문제로 나빠진 한일 관계를 반드시 정상화하고 발전시키겠다는 것은 내가 대선에서 국민에게 약속한 공약이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특히 정권이 교체되면 징용 문제가 재점화될 것을 우려하는 여론에 대해 윤 대통령은 "국민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해서 나중에 구상권 행사로 이어지지 않도록 할 것이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번 해법 제시로 강제 징용 문제는 종결됐다고 판단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러한 윤 대통령의 대일 외교 인식을 '굴욕 외교' '조공 외교'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대일 굴욕 외교 저지'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분노와 저항은 외면한 채 대통령은 기어이 일본행 (비행기)에 오른다"며 "셔틀 외교의 복원이라며 연일 홍보에만 몰두하고 있지만 일본에 줄 선물만 잔뜩 이고 가는 굴욕적 조공 외교나 다름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외교의 기본으로 돌아가 민주당의 '4대 국민 요구'도 분명하게 관철하고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4대 국민 요구'는 △수출규제 해제 전까지 지소미아 정상화 유예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배출계획 철회 요구 △독도 영유권 주장 중단 △7광구 점유권 의제 등이다. 국내 여론은 윤 대통령의 자신감과는 다르게 악화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6~10일 닷새 동안 전국 18살 이상 유권자 25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한 주 전보다 4.0%p 하락한 38.9%로 나타났다. 긍정 평가가 40%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4주 만이다. 부정 평가는 지난 조사보다 5.7%p 오른 58.9%로 나타났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 응답률 3.4%,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