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연금개혁법 최종안 도출, 16일 표결…8차 시위 '맞불'
우파 공화당, 정부에 협조…하원에서는 이탈표 나올 가능성 프랑스 전역서 8차 시위…정부 48만명·노조 170만명 참여 추산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프랑스 하원과 상원이 15일(현지시간) 정년을 현행 62세에서 2030년까지 64세로 연장하는 연금 개혁 법안 최종안을 도출했다. 상원에서는 무난한 통과가 예상되지만, 여당이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하원에서 통과가 불확실한 탓에 최종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같은 날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의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여덟 번째 총파업도 프랑스 전역에서 진행되면서 프랑스 내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15일(현지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하원과 상원은 이날 양원이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한 연금 개혁 최종 법안을 작성할 양원 동수 위원회(CMP)를 가동한다. 하원 의원 7명, 상원 의원 7명 등 총 14명으로 꾸려진 CMP가 이날 하나의 연금 개혁 법안을 도출하면 16일 양원에서 각각 표결해야 한다.
CMP가 마련한 최종안은 16일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투표한다.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서는 앞서 정부가 제출한 연금 개혁 법안을 일부 수정해 통과시켜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반면 하원에서는 다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범여권이 하원 다수당이지만,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연금 개혁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야당 협조가 필요하다. 정부와 여당은 하원에서 연금 개혁에 우호적인 공화당 협력을 기대하고 있지만, 의원마다 생각이 달라 다수의 이탈표가 나올 수도 있다.
정부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하원 의원 577명이 전원 출석했을 때, 이탈표가 23명 이상 나와 과반(289명) 찬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이다. 현재 하원에서 집권당은 250석, 공화당은 61석을 갖고 있어 두 세력을 모두 합치면 이론적으로 최대 311명의 찬성표를 모을 수 있다. 만약 연금 개혁 법안이 하원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정부는 의회 표결을 생략하는 '헌법 특별 조항 발동'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사용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같은 날 프랑스 전역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의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제8차 총파업이 진행되면서 정부에 대한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로랑 베르제 프랑스 민주노동연맹(CFDT) 위원장은 행진이 시작되기 전 "법안이 통과되면 민주적 악덕 행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필리프 마르티네즈 CGT(일반노동총연맹) 위원장은 헌법 49조 3항을 발동해 의회 표결 없이 법안을 채택하는 상황을 겨냥해 "법안 강제 통과는 엄청난 사회적 분노를 부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이날 전국 48만명이 시위에 참여했다. 주최 측은 전국 170만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일 시위보다 규모가 소폭 늘었지만, 1월19일 열린 첫 시위에서 정부 추산 전국 112만명(주최측 200만명)이 참여한 이후 제6차 시위까지 전국 100만명 넘게 모이던 것과 비교하면 참여 인원은 대폭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