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ICBM 강력 규탄…"본토·한·일 안보 위해 모든 조처"
북한, 한·일 정상회담 당일 도발에…백악관 '심야 성명' 발표 "北 ICBM 발사, 안보리 결의안 노골적 위반"
2024-03-16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미국 정부는 15일(현지시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북한 도발이 이웃 나라와 역내, 국제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라며 국제사회의 완전한 대북 결의 이행과 북한의 대화 복귀를 거듭 촉구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16일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에이드리엔 왓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밤 10시쯤 성명을 내고 "미국은 북한의 ICBM 시험발사를 강력 규탄한다"며 "이번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대한 노골적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미국의 병력이나 영토, 동맹국에 즉각적인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고 평가했지만, 이번 발사는 불필요하게 긴장을 고조시키고 역내 안보 상황에 불안정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ICBM 시험발사에 대해 "북한이 주민들의 복리보다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우선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왓슨 대변인은 북한을 향해 도발을 멈추고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하는 한편, 미국과 동맹국들의 안보를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피력했다. 그는 "우리는 모든 국가가 이 같은 위반을 규탄하고, 북한이 불안정한 행동을 중단하고 진지한 대화에 관여하는 것을 촉구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가안보팀은 우리의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미국은 미 본토와 한국 및 일본의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도 성명을 내고 북한의 도발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한다면서 한국과 일본 방위에 대한 약속은 철통같다고 재확인했다. 앞서 북한은 한국시간 16일 오전 7시10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사거리 5500킬로미터(㎞) 이상의 ICBM급 탄도미사일을 쏜 건 지난달 18일 화성-15형 이후 올 들어 이번이 두 번째다. 북한은 당시에도 평양 순안국제공항 일대에서 ICBM을 쐈다. 미사일은 정상 각도보다 높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떨어졌다. 북한은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이날 일본 도쿄에서 개최 예정인 한·일 정상회담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한반도에서 동쪽으로 약 550㎞ 떨어진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밖에 낙하했다"고 전했다. 방위성은 이 미사일이 ICBM급이라며 최고고도는 6000㎞, 비행거리는 1000㎞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