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기시다, 부부동반으로 긴자서 2시간 반 동안 만찬…"이례적"

요미우리 "한일 셔틀외교 등 관계정상화" 평가 대통령실 "양국 정상 부부간 친밀감 높이기 위한 자리"

2023-03-16     이진하 기자
윤석열

매일일보 = 이진하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끝내고 도쿄 번화가인 긴자의 식당에서 두 차례 만찬을 가졌다. 김건희 여사와 기시다 유코 여사도 동행해 별도의 대화 자리도 마련하는 등 친목을 위한 시간을 보냈다.

양국 정상은 16일 정상회담 및 공동기자회견을 마치고 오후 7시 40분쯤 1차 만찬 자리로 긴자에서 유명한 일본전골 스키야키·샤부샤부 전문점 '요시자와'에 도착했다. 두 정상의 부인도 함께 참석해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식당에 미리 와있던 기시다 총리는 입구로 나와 윤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고, 기시다 유코 여사까지 네 사람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통역사 네 명도 배석했다. 

첫 번째 만찬 장소인 요시자와는 1924년 정육점으로 시작해 현재 정육점과 식당을 함께 운영하는 오래된 식당이다. 여기서 식사를 마친 두 정상은 요시자와에서 280m 떨어진 오므라이스 전문점 '렌가테이'로 자리를 옮겨 2차 만찬을 이어갔다. 

1차에선 약 1시간 30분, 2차에서는 56분이 걸려 예정된 식사 시간보다 한 시간 길어졌다. 일본 언론들은 윤 대통령의 음식 취향을 고려해 일본 정부가 두 차례 만찬을 준비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했다.

윤석열

이날 두 정상 부부의 만찬이 있던 긴자에는 경호를 위해 곳곳에 바리케이트가 설치됐고, 골목마다 경찰들이 배치돼 인파를 통제했다. 7시쯤에는 두 식당 앞에 관계자와 취재진을 제외하고 접근이 금지됐다. 

두 정상은 오후 9시 10분쯤 요시자와를 나와 2차 장소로 자리를 옮겼다. 이때는 부인들의 동행 없이 두 사람만 참석했다. 두 번째 만찬 장소는 일본식 경양식인 돈가스와 오므라이스의 발상지로 알려진 128년의 역사를 가진 레스토랑이다. 일본 정부는 윤 대통령의 취향을 반영해 장소를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 자리에서 오고 간 대화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앞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이번 만찬은 양국 정상 부부간 친밀감을 높인다는 목적으로 기시다 총리가 직접 장소를 선정해 초정했다"며 "양 정상 간 별도의 대화 자리가 마련될 것이고, 친밀하고 거리감 없는 형식 속에 공식 회담에서 못한 솔직한 대화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찬이 끝난 후 일본 후지TV는 일본 정부가 준비한 만찬을 "이례적인 환대"라며 "관계 개선에 열의는 진짜다. 일본도 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양국 정상이 한일 관계 발전을 향해 셔틀외교 재개에 뜻을 모았다"며 "한일 안보대화 등 협의를 조속히 재개할 방침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공영 NHK는 "기시다 총리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사실상 백지화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양국 간 합의의 착실한 이행을 요청했다고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며 "또 시마네 현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명)를 둘러싼 문제도 일본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오후 10시 6분 2차 만찬 장소에서 나왔고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을 배웅한 후 현장을 떠났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