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수출 부진에 금융 불안…정부, 2개월째 "경기둔화" 공식화
17일 기획재정부 ‘2023년 3월 최근 경제동향' 발표 "세계 경제 불확실성 지속…경제활력·3대 개혁 총력"
2024-03-17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정부가 2개월 연속으로 '경기둔화'를 공식화했다. 물가 상승세는 다소 둔화에도 불구하고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진 상황에서 수출 부진, 기업 심리 위축, 금융 불안까지 겹치며 어두운 진단은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대내외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고, 수출·투자 등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17일 기획재정부는 '2023년 3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다소 둔화되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 및 제조업 기업 심리 위축 등 경기둔화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외적으로는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통화 긴축에 따른 취약 부문 금융 불안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우려 등 하방 위험이 교차하며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달 그린북을 통해 경기둔화 '우려'가 아닌 '흐름'으로 명기하며 처음 공식화했다. 이번 달에도 '경기둔화 흐름 지속'이 언급되면서 두 달째 부정적 진단을 이어갔다. 2월 소비자물가는 4.8% 상승했다. 상승 폭이 1월(5.2%)에 비해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물가 안정목표치는 2%다. 특히 수출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다. 2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7.5% 감소한 501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일평균 수출도 22억8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5.9% 줄었다. 2월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3.5% 증가한 553억8000만달러를 기록, 수출입차 52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번 달 1~10일 동향을 살펴보면 수출은 16.2% 감소했고, 일평균 기준으로도 27.4% 급감했다. 산업 근간인 제조업 경기도 얼어붙었다. 1월 제조업 출하는 전월 대비 0.7% 증가했고, 재고는 전월보다 2.6% 늘었다. 제조업 재고·출하비율(재고율)은 전월 대비 2.2%포인트(p) 상승했다. 내수 상황도 좋지 않다. 지난 1월 소매 판매는 내구재·준내구재·비내구재 판매 모두 감소하면서 전월 대비 2.1% 하락했다. 2월 소매 판매의 경우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과 백화점 매출 증가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소비자심리지수 하락 등은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국산 차 내수 판매량은 1년 전보다 18.1% 증가해 1월(9.1%)보다 다소 개선됐고, 백화점 매출액도 5.2% 증가해 1월(-3.7%)보다 나아졌다. 반면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0.5%p 하락한 90.2를 기록했다. 다만 물가 상승세는 다소 누그러졌다. 2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4.8% 상승해 10개월 만에 5% 아래로 떨어졌다. 석유류 가격은 유가 안정세가 지속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 하락 전환했고, 축산물 할인 행사 효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안정세를 찾았다. 체감지표인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달 5.5%를 기록하면서 상승세가 둔화했다. 정부는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통화 긴축에 따른 취약부문 금융 불안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우려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며 "물가‧민생안정 기반을 굳건히 하고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가운데 수출·투자 등 경제활력 제고와 3대 개혁, 에너지 효율 향상 등 경제 체질 개선에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