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일할 사람’이 없다…심화되는 인력난

제조업 취업자 수 2개월 연속 감소 지방 중소제조업계 인력난 심화

2024-03-19     김혜나 기자
추경호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최근 사회문제로 떠오른 인력난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제조업 기업들의 만성적인 인력난이 고착화되고 있다. 기업들은 제조업 근무환경에 대한 인식개선과 외국인 숙련공을 채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확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71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1만2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 5월 93만5000명을 기록한 뒤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 수도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 1월 제조업 취업자가 3만5000명 줄면서 1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되는 등 제조업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 제조업 고용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건 수출 여건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57억91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2% 감소했다. 특히 제조업 핵심인 반도체 수출액이 1년 전보다 41.2% 줄었다. 이처럼 전반적 경기흐름이 악화되자 고용규모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2월 취업자 증가폭이 103만7000명으로 비교적 컸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증가폭은 작년 6월(84만1000명)부터 지난달지 9개월 연속 둔화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취업자 증가폭의 축소와 경기 둔화가 맞물려 체감되는 고용둔화는 보다 크게 느껴질 수 있는 만큼, 일자리 확충을 위한 정책 대응을 가속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또 “최근 고용둔화 우려에도 산업현장에는 빈 일자리가 증가하는 노동시장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며 “인력난 호소가 큰 제조업, 물류·운송 등 6대 업종을 선정해 각각 주무부처 책임관을 지정하고, 업종별 맞춤형으로 내국인 유입확대와 외국인력 활용 유연화를 병행해 일자리 매칭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빈 일자리는 제조업만 5만8000명에 달했다. 인력 부족의 주요 원인으로는 △시설기반 지방인구 감소 △지방 근무 기피 △3D업종·사양산업이라는 부정적 인식 고착 △열악한 근무 환경 등이 지목됐다. 특히 지방 중소제조업은 고용시장에 가장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수도권으로의 인력 유출이 지속돼 외국인 근로자 채용 확대가 시급한 상황이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옛날 중소기업들은 ‘머리’, 즉 핵심인재가 없는 것이 문제였는데 지금은 소위 ‘손발’도 없는 상황”이라며 “근로시간 유연화가 가장 시급한데, 예를 들어 대기업에 납품하는 하청 기업들은 일감이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만큼 근로시간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 본부장은 “내국인이 안 오는 만큼 외국인 근로자라도 쓸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가 많은데, 작년 7만명 가량 들어왔고 올해 11만명 가량 들어오지만 인력이 부족하다”며 “산업별로 외국인 근로자 고용 제한이 있는 만큼, 이런 부분을 개선해야 고용 문제가 개선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