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상회담 여야 공방…"日 하수인 선택" vs "죽창가, 반일 선동질"
이재명 "일본 비위 맞추려 무슨 일이든 한다는 굴욕적 태도" 김기현 "나라가 당장이라도 일본에 넘어갈 것처럼 호들갑"
2023-03-19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정치권의 후폭풍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회담 결과를 '굴욕 외교'로 규정하고, 주말 대규모 장외 집회에 이어 한일 정상회담 평가 좌담회까지 예고한 상태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국내 정치용 '죽창가'를 부르며 의도적으로 성과를 폄훼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은 지난 18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대일 굴욕외교 규탄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윤 대통령의 한·일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끝내 일본 하수인의 길을 선택했다"고 성토했다. 이 대표는 직접 마이크를 잡고 "(강제 징용) 피해자들의 피눈물을 외면하고 국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냈다"며 "선물 보따리는 잔뜩 들고 갔는데 돌아오는 길은 빈손이 아니라 청구서만 잔뜩 들고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의 명시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위 변제를 강행하고 있다"며 "아무리 불법적이고, 위헌적이고, 상식에 반하더라도 일본의 비위만 맞출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다. 이런 굴욕적 태도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또 이 대표는 이번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상화된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을 언급하며 "한일 군사 협력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한반도가 전쟁의 화약고가 되지 않을까, 자위대가 다시 이 한반도에 진주하지 않을까 두렵다"고 말했다. 한일 양국 입장이 엇갈리는 '위안부 합의 이행' '독도 영유권 문제' 논의 여부에 대해서도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오경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일본 기하라 세이지 관방장관은 회담 직후 '독도 문제가 포함됐고, 위안부 합의에 대해 착실한 이행을 요구했다'며 독도 영유권 문제가 거론됐음을 명확히 했다"며 "하지만 대통령실은 '독도 관련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임 대변인은 "회담 당사자인 일본 관방장관이 확인하고 일본 공영방송인 NHK가 보도했는데, 대한민국 대통령실은 그런 사실이 전혀 없었다고 강변하기만 한다"며 "일본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 왜 거짓말을 하냐며 항의하지 못하나"라고 반문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한·일 정상회담의 성과를 국내 정치에 사용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깎아내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생을 놓고 잘하기 경쟁을 하자던 이 대표가 12년 만의 한·일 정상회담을 폄훼하고 나선 것은 제1야당 대표로서 너무나 가볍고 무책임한 선동이 아닐 수 없다"며 "큰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이 여전히 구한말 식 죽창가를 외치며 수구꼴통 같은 반일 선동질에 매달리고 있으니 그저 개탄스러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강민국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국익은 내팽개치고 외교 문제까지 방탄 방패로 쓰나"라며 "오로지 감정에 호소하는 죽창가 일색이다. 마치 나라가 당장이라도 일본에 넘어갈 것처럼 호들갑"이라고 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의 속셈은 뻔하다. 윤석열 정부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내린 정치적 결단을 국민의 반일 감정을 이용해 정쟁화하려는 것"이라며 "정쟁화로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한 또 다른 방탄 방패로 쓰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20일 긴급좌담회를 통해 대정부 공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당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회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대한 정부의 해석과 대법원판결이 다르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반헌법적 국정농단"이라 규정하고, 외교·안보 전문가의 시각으로 한·일 정상회담을 평가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