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표심이 KT '윤경림號' 향방 가를듯
윤 후보로 소액주주 결집·국내외 의결사도 찬성 주총 앞두고 다수·소수 노조 장외 '여론전' 예고
2023-03-20 신지하 기자
매일일보 = 신지하 기자 | 윤경림 KT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 선임 안건을 두고 소액주주들이 '정치권 외풍'을 막고 윤 후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뭉치고 있다. 세계적 의결권 자문기관도 잇따라 윤 후보자에 찬성 권고를 내리면서 국내 소액주주와 외국인 투자자가 캐스팅보터로 떠올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KT 일부 소액주주들은 네이버에 개설된 'KT주주모임' 카페에서 전자투표 방법을 공유하며 투표 결과를 인증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8일 기준 주식 인증 회원수가 1500명을 돌파했으며, 보유 주식은 365만2000주를 넘겼다. 이는 KT 전체 주식의 약 1.4%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들은 주총 전까지 500만주 약 2%를 모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적 의결권 자문기관인 글래스루이스와 ISS는 최근 차기 CEO로 내정된 윤 후보 선임 안건에 찬성을 권고했다. 윤 후보자가 회사 사업 계획을 주도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 ISS는 세계 각국 기관투자자 등에게 의결권 자문 행사를 제공해 약 44%의 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주주들의 표결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ESG연구소도 윤 후보에 대해 찬성 의견을 냈다. KT 1·2대 주주인 국민연금(10.1%)과 현대자동차그룹(7.8%)은 윤 후보에 반대표를 행사할 것이 유력하다. 3대 주주인 신한은행(5.6%)도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국민연금·현대차그룹과 행보를 같이 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이달 31일 열릴 주총에서의 대표 선임안 투표에 앞서 찬성과 반대 측 간 표 대결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소액주주의 KT 지분은 57%, 외국인 지분은 43%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들의 표심이 결국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총은 이달 31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다. KT의 전자투표 참여율은 2021년 4.34%, 지난해에는 19.3%였다. 윤 후보자의 CEO 선임 안건이 주총에서 가결되려면 출석한 주주 의결권 과반수와 발행 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윤 후보자 대표 선임안 외에도 서창석·송경민 사내이사 신규 선임, 강충구·표현명·여은정 사외이사의 재선임 등 안건이 상정된다. 주총을 앞두고 노조들은 장외 여론전을 예고했다. 다수 노조인 KT 노조는 오는 30일 경기도 성남시 KT 본사에서 대의원대회를 연다. 차기 CEO 선임 표 대결을 하루 앞두고 열리는 만큼 윤 후보자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소주 노조인 KT 새노조는 주총 당일인 31일 주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새노조는 구현모 현 대표의 연임을 반대했으며, 윤 후보에 대해서는 "KT CEO 리스크 해소가 아니라 증폭을 의미한다"는 입장과 함께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