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 나선 소액주주…‘주총 전자투표’ 역대최대 전망

예탁원 전자투표 시스템 1000개 기업 넘을 듯

2023-03-20     이보라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주주 활동 열풍이 역대 가장 뜨거운 가운데 정기 주주총회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기업이 역대 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정기 주총에서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기업 수는 지난 2010년 전자투표제 도입 이래 가장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기업들에 전자투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은 예탁결제원과 증권사 중에서 삼성증권 등 총 2곳이다.

우선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주총 때 전자투표제 도입을 위해 이 증권사와 서비스 계약을 맺은 기업 수는 820개사로 집계됐다. 실제 KCC·HD현대·GS 등은 삼성증권의 ‘온라인주총장’ 시스템을 활용해 전자투표를 실시한다고 공시한 상태다.

계약 기업 수는 삼성증권이 서비스를 시작한 2019년 말 이후 2020년 278곳에서 2021년에 466곳, 지난해는 640곳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물론 계약을 맺었더라도 실제 주총에 전자투표를 도입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전례로 볼 때 80% 정도는 계약 후 실제 전자투표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예탁결제원의 전자투표 시스템인 ‘케이-보트(K-VOTE)’ 계약을 맺은 기업 수도 지난해 규모를 이미 웃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케이-보트를 활용해 3월 정기 주총 때 전자투표제를 실시한 기업 수는 최근 5년간 급격히 늘었다. 2018년에는 483곳에 그쳤으나 2019년에 564곳, 2020년에는 659곳으로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한 2021년에는 843곳으로 급증했고 지난해(974곳)는 1000개사에 가까웠다.

전자투표제란 주주들이 PC나 스마트폰 등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온라인 투표다. 주총 직전일까지 기업이 계약을 맺은 플랫폼에 접속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2020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지속하자 자발적으로 전자투표를 채택한 기업이 늘었고, 특히 전자투표 실시 기업에 감사 등을 선임할 때 주총 결의요건을 완화하도록 2020년에 상법을 개정하면서 기업으로서도 도입 유인이 생겼다. 실제 소액주주들은 요구사항 관철에 전자투표제를 적극 활용 중이다.

SK 소액주주연대는 장동현 부회장이 과거 주총 때 주가 상승을 약속했지만 이후 주가가 크게 하락해 장 부회장 재선임에 반대표 행사를 독려 중이다. KT 소액주주들도 지난 13일 전자투표가 시작되자 윤경림 차기 대표이사 선임안에 찬성표를 던진 인증 게시물을 소액주주 카페에 올리며 표몰이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