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SVB ‘덕’에 전고점 경신 행진

9개월 만에 2만8000달러 돌파

2023-03-20     김경렬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가상화폐 대장 격 종목으로 꼽히는 비트코인이 간밤에 2만8000만달러를 돌파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은행들의 파산 사태로 가상화폐가 수혜를 입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 파산 사태 요인이 가상화폐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데다 은행에서 이탈한 자금이 가상화폐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20일 오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만7467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19일 새벽에는 2만8408달러를 기록, 2800달러 선을 돌파했다. 지난해 6월 이후 9개월 만에 전고점을 갱신한 수준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가상화폐 거래 은행인 실버게이트가 현지시간으로 지난 8일 청산하면서 급락했다가 이틀 뒤인 10일부터 급등했다. 10일 오전 약 2개월 만에 최저치(1만9579달러)로 내렸다가 다음날부터 서서히 오르기 시작해 13일 2만4000달러를 웃돌았고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SVB 파산 사태가 금융권을 타격한 지난 일주일간 37% 넘게 상승한 셈이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최근 ‘비트코인이 미국 은행 위기의 확실한 승자’라는 칼럼을 통해 이같은 현상을 설명했다. 필자인 조지 칼루디스는 “은행의 실패와 금리 인상을 둘러싼 담론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강하게 추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파산했거나 붕괴 중인 은행들의 위기 요인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와 무관하다는 점이 비트코인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SVB은행 파산과 가상화폐 시장 위기는 무관하다는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SVB가 대량 예금인출 사태를 버티지 못한 이유는 허약한 재무 위기관리가 배경이었다는 설명이다. 비트코인의 급등은 연초부터 이어졌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9일 블룸버그통신은 금융 시장의 혼란, 예상보다 높은 물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기조 완화 등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연초대비 비트코인 가격은 70% 이상 급등했다. 시장 불안감은 점점 해소되고 있다. 스위스 은행 UBS는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키로 했다. 스위스 당국이 밝힌 UBS의 CS 인수 가격은 30억스위스프랑(약 4조2000억원)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비트코인이 3만 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말들까지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 연준이 21일부터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경우 비트코인 상승장이 펼쳐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트코인이 3만 달러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6월 10일이 마지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