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검수완박' 권한쟁의심판 23일 선고

국힘·법무부 제기 헌법소송… 입법 11개월만에 결론

2024-03-20     최재원 기자
헌법재판소.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지난해 국회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이 정당했는지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이번주 나온다.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11개월 만이다.

20일 헌재는 국민의힘 유상범·전주혜 의원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각각 국회를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 사건 선고기일을 오는 23일로 정했다고 밝혔다. 개정된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지난해 4월 29일과 5월 3일 검찰이 직접 수사를 시작할 수 있는 범죄 범위를 종전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범죄와 대형참사)에서 2대 범죄(부패·경제범죄) 중 특정 죄목으로 축소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 검찰이 기소만 할 수 있게 한다는 형사사법체계 구상은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에 나왔다. 이를 통해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부여하고 검찰의 수사개시권을 대폭 제한한 1차 수사권 조정이 지난 2020년 국회를 통과해 2021년부터 시행됐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지난해 4월 민주당 의원 171명은 검찰의 수사개시권을 아예 없애는 '검수완박' 법안(원안)을 발의했다. 두 건으로 나뉜 이번 권한쟁의심판의 쟁점은 △소수당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됐는지 △‘검사의 수사권’을 박탈한 입법이 헌법에 어긋나는지로 요약된다. 전자는 국민의힘이, 후자는 법무부·검찰이 주안점을 두는 영역이지만 두 쟁점은 서로 떼어놓고 생각하기 힘들어 상호보완적이라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4월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며 ‘검수완박’ 입법 국면에서 민주당 소속이던 민형배 의원이 ‘위장 탈당’을 한 뒤 법사위원장이 안건조정위원회를 무력화하려고 민 의원을 비교섭단체 몫 조정위원으로 선임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민 의원의 참여로 여야 균형이 깨지면서 해당 법안은 지난해 4월 26일 자정 안건조정위를 14분 만에 통과했고 17분 뒤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결돼 본회의로 올라갔다. 지난해 6월 법무부와 검찰은 국민의힘과 별도로 헌법소송을 제기하며 ‘검수완박법’ 때문에 헌법에 보장된 검사의 수사권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국민 보호에 공백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회 측은 민 의원의 조정위원 선임이나 법사위 심의 과정 등 입법 전 과정에 국회법 위반이 없으므로 국민의힘 의원들의 심의·표결권 침해는 없다고 맞선다. 아울러 검찰의 수사권은 헌법에 명시적 근거를 두고 있지 않으며, 수사의 주체나 권한 범위는 국회가 시대 상황에 따라 입법정책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도 강조한다. 헌재는 지난해 7월과 9월 두 차례 공개변론을 열어 당사자들의 주장을 직접 청취했다. 통상 헌재의 선고는 매월 마지막주 목요일에 이뤄지나 이선애 재판관의 임기가 오는 28일 마치는 점을 고려해 선고를 한 주 앞당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