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우크라전 중재에 나서자 푸틴 "논의"…美 "우려"

中, 종전 구상으로 '평화 중재자' 이미지 구축 푸틴 "중국 제안 존중해 다양한 문제 논의" 美 "러시아 범죄에 외교적 보호막…정략결혼"

2023-03-21     이진하 기자
시진핑

매일일보 = 이진하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를 국빈 방문해 우크라이나전 평화 중재안을 꺼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의 종전 구상이 주로 러시아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보며 러시아의 철군 없이는 이번 중·러정상회담으로 발전적인 성과가 나오기 어렵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AFP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의 국빈 방문 첫날인 20일(현지시간) 크렘린에서 진행된 일대일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의 심각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제안을 주의 깊게 검토했다"며 "우리는 중국의 우크라이나 관련 계획을 존중해 모든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양국이 같거나 비슷한 목표를 공유한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우리는 각국의 번영을 위해 노력했고, 우리의 목표 달성을 위해 협력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푸틴 대통령이 논의하겠다고 언급한 제안은 전쟁 발발 1년이 되는 지난달 24일 중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 입장'이란 제목으로 발표한 내용을 뜻한다. 

12개 항으로 구성된 입장문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직접 대회 재개 및 휴전 모색, 핵무기 사용 및 사용 위협 금지, 미국과 유럽의 대러시아 석유 금수 등 제재 중단 등이 담겨있다. 또 각국의 주권과 독립, 영토 완전성 보장, 유엔 헌장 취지 준수, 냉전사고 버리기, 각국의 합리적 안보 우려 존중 등 기존 입장도 재확인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중국은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을 "평화의 여정"이라고 표현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중재를 주요 목적으로 내세우며 국제사회의 '평화 지도자'로서 역할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등 서방국가는 중국의 우크라이나 해법이 러이사의 점령지 철수 내용을 포함하지 않는 등 친러시아적이라고 경계했다. 또 중러 정상회담에서 러시아 철군 없는 평화 구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실질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존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 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을 우크라이나 영토에 남겨 두는 휴전 요구에 우려한다"며 "러시아의 불법 점령을 인정하고 러시아가 자신의 위치를 확고하게 한 후 유리한 시점에 전쟁을 재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국가의 영토 및 주권 존중이 핵심 요점으로 시 주석이 이 요점을 옹호할 것을 권고한다"며 "또 유엔 헌장에 따라 러시아 군을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철수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AFP는 우크라이나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군대를 철수시켜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