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정부, 알뜰폰 독과점 규제 추진…이통사 '긴장'
과기정통부, 이통사 자회사 알뜰폰 점유율 제한 검토 황현식 LGU+ 대표 "점유율 규제, 바람직하지 않아"
2023-03-21 신지하 기자
매일일보 = 신지하 기자 | 정부가 통신업계 독과점 해소를 이유로 통신 3사의 알뜰폰 자회사 점유율 규제 강화를 검토하고 나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통신 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통신 3사 자회사가 알뜰폰 시장에서 과도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최근 '알뜰폰 경쟁력 강화 간담회'에서 관련 규제의 필요성도 시사했다. 알뜰폰 제도는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와 중소 상생을 목적으로 지난 2010년 도입됐다. 도입 당시 통신사 자회사들의 합산 점유율이 50%를 넘을 경우 영업 제한 규정도 만들었다. 최근 들어 IoT 회선이 크게 늘면서 현재의 합산 점유율 산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작년 11월 기준 국내 휴대전화 가입자 중 알뜰폰 가입자 비중은 13.0%(720만4000명)로 4년 전 수준(2018년 12월 12.7%, 708만2000명)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통신 3사 자회사인 5개 사업자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점차 늘면서 2021년 50.8%로 절반을 넘었다. 업계에서는 현재 통신 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자동차 회사가 쓰는 사물인터넷(IoT) 회선을 제외하면 50%를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정부가 IoT 회선을 제외한 것을 기준으로 삼고 규제에 나선다면 통신 3사 자회사는 가입자 유치를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된다. 정부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 제한 방침에 알뜰폰 자회사로 미디어로그와 LG헬로비전 2곳을 둔 LG유플러스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지난 17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알뜰폰 점유율 규제 방침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해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전년보다 5.7% 증가한 반면, 알뜰폰 가입자 수는 36.7%의 증가세를 보였다. 황 대표는 작년 7월 과기정통부 장관과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 간 간담회에서도 "고객들이 알뜰폰을 보는 시각이 굉장히 달라졌다"며 "니즈가 변화하고 있는데 그런 걸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알뜰폰 시장 내 독과점 구조를 완화하고 독립·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23일 알뜰폰 사업자가 통신 3사의 독과점을 견제할 수 있도록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유도하고, 과기정통부와 독립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사업 기반을 강화 방안을 협의하기로 헀다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이 외형적으로 성장을 많이 한 것을 사실이지만 주로 성장한 알뜰폰 업체들은 대부분 이통 3사의 자회사"라며 "현재 알뜰폰 경쟁이 서비스보다 마케팅에 치우쳐 있다면 보다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