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회전률 역대 최저… “FOMC 결과 지켜봐야”

이달 전체 채권 회전율 9.87%… ‘레고랜드 사태’ 보다 낮아 “FOMC 앞두고 관망세… 결과 나오면 채권 시장 움직일 것”

2023-03-22     이채원 기자
3월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으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에 채권 회전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국채, 지방채, 회사채 등 전체 채권(장외) 거래량은 257조1185억원, 발행 잔액은 2605조8225억원이었다. 여기서 거래량은 채권의 액면가를 기준으로 산정된 금액으로 채권 가격변동 등에 따라 실제 거래금액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달 전체 채권 회전율은 9.87%로 나타났다. 회전율이 10%를 밑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6년 11월 이후 최저치다. 레고랜드 사태로 시장이 얼어붙었던 지난해 10월(12.06%)보다도 2%포인트(p) 이상 하락했다.  회전율은 발행 잔액 대비 거래량의 비율을 말한다. 수치가 낮을수록 투자자 간 거래가 많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달 SVB 파산, 크레디트스위스(CV) 유동성 위기 등 시장에 혼란을 주는 이슈가 연이어 터지며 채권금리가 변동성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거래를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달 2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전망이 갈리는 것도 채권 회전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8일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 발언에 국채 3년물 금리가 전 거래일 대비 12.9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이후 11일과 13일에는 SVB 파산에 따른 충격으로 각각 15.5bp, 26.8bp 떨어졌다. 이어 15일에는 SVB 사태가 일부 진정되고 미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에 부합함에 따라 긴축 우려가 재차 부각돼 9.2bp 올랐지만 이후 20일 15.1bp 내렸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달 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 위기, ECB의 빅스텝 등으로 매일 채권금리 변동 폭이 10bp를 넘나들 만큼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채권 운용역들이 거래 포지션을 결정하지 못하고 관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 때문에 시장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며 “FOMC 결과가 나오면 매입이든 매수든 채권 시장의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3월 FOMC에서 25bp 인상을 예상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더딘 인플레이션율의 둔화와 실물지표 내에서 소비가 지탱되고 있다는 점은 추가 금리인상을 정당화할 수 있는 포인트이지만 2월 고용동향에서 취업자 수 급증과 임금상승률 둔화의 공존이 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된 점과 기대인플레이션이 대부분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는 점 등은 3월 50bp 인상이 불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3월 FOMC에서는 오히려 질서 없는 동결이나 섣부른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었을 경우 금융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어 25bp 인상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 역시 “유럽중앙은행의 경우 3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은행 부문의 건전성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요금리를 50bp 인상했다”며 “연준은 이미 BTFP를 발표했기에 시행 파급효과를 지켜보면서 중소형은행 유동성 부족 문제를 지원하기 위해 QT 감속 또는 일시 종료를 선언할 수 있고 다만 최근 경제지표가 금리인하와는 거리가 멀기에 25bp 인상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