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푸틴, 반미 연대·경제협력 논의…우크라 중재 '빈손'
정상회담서 에너지·디지털경제 협력 확대 진전 없는 평화계획…中 젤렌스키와 접촉 미지수 대만·우크라 문제로 서방과 날 세워
매일일보 = 이진하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대만 문제에 대한 상대방 입장을 지지하며 서방과 날을 세웠고, 에너지 경제 등에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중국의 우크라이나 중재 외교는 추가 진전은 없었다.
양국 정상은 21일(현지시간) 회담 후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양국은 각자의 이익과 주권, 영토보전 안보를 지키기 위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러시아는 대만 독립에 반대하고 중국의 자주 주권을 지키는 것에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반면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러시아 입장을 옹호했다.
두 정상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권한을 위임받지 않은 모든 형태의 독자 제재에 반대한다"며 "어떤 국가나 집단이 군사적, 정치적, 기타 우위를 도모하기 위해 다른 나라의 합리적인 안보 이익을 해치는 것에 반대한다"고 러시아를 향한 제재를 거듭 비판했다.
이 선언을 통해 그동안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서방이 러시아를 위협하고 있다는 논리를 뒷받침했다.
이어 두 정상은 미국 미사일 관련 활동에 관해 "미국은 세계의 전략적 안정을 해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주장하며 두 나라의 공군·해군 합동 훈련을 정례화해 군사 협력도 강화해 나갈 방침을 재확인했다.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한 양국 경제 협력의 새로운 청사진도 합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경제와 무역은 양국 관계에서 우선순위"라며 "양국 에너지 협력이 구체적으로 논의했고 중국에 석유 공급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 양국을 더 가깝게 하기 위한 '시베리아의 힘 2' 가스관 관련 합의도 도달했다. 이를 통해 러시아는 중국에 최소 98bcm(1bcm=10억㎥)의 가스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 기업이 러시아를 떠난 서방 기업을 대체하도록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며 "양국이 잠재력을 결합하면 인공지능(AI), 정도통신(IT) 등 분야에서 세계의 리더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시진핑 주석은 "러시아와 석유제품 무역을 늘리기로 합의했다"며 "디지털 경제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나라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 회복과 식량 안보 보장을 위해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양국 간 경제에서 쌍방 통화 사용을 늘리는 방안도 합의됐다. 러시아는 아시아 및 중남미 국가와 결제도 중국 위안화 사용을 지원한다고 했다.
'평화 여정'으로 지칭하며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았던 시 주석의 우크라이나 중재 외교는 실효성 있는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우리의 계획은 유엔 헌장의 원칙에 따른 것"이라며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공정한 입장을 갖고 있으며 평화와 대화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도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준비만 된다면 중국의 평화 계획이 사태 해결의 토대가 될 수 있다"며 중국의 뜻에 호응했다.
다만 중국의 계획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로부터 철수에 관한 언급이 없어 우크라이나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