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외화예금 117억달러↓…10년8개월 만에 최대감소
수입 결제대금 지급, 해외 직접투자 자금 인출 영향
2023-03-22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지난달 거주자 외화예금이 약 11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 외국 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의미한다. 이들의 외화예금 감소는 기업들의 수입 결제대금 지급과 해외 직접투자 자금 인출 등이 몰린 결과로 해석된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 잔액은 975억2000만달러를 기록, 1월 말 대비 117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외화예금 잔액은 지난 1월부터 2개월 연속해 줄었다. 2월 감소 폭은 2012년 6월 이후 10년 8개월 만에 최대였다. 한은 관계자는 “거주자 외화예금은 월별로 변동성이 큰 특징이 있다”며 “지난해 10월에는 82억달러, 11월에는 97억달러 증가한 반면 지난 2월에는 감소 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통화별로는 2월 말 기준 달러화 예금 잔액이 841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1월 말 대비 81억9000만달러 감소한 수준이다. 이어 엔화 예금은 8억8000만달러, 유로화 예금은 21억5000만달러, 위안화 예금은 2억8000만달러 각각 줄었다. 특히 엔화와 유로화 예금은 기업의 현물환 매도 등으로 잔액이 감소했다. 주체별로는 기업예금이 829억5000만달러를 기록, 한 달 새 113억3000만달러 감소했고, 개인예금은 145억7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4억달러 줄었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이 868억5000만달러를 기록, 한 달 새 116억달러 감소했고, 외은 지점은 106억7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1억3000만달러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예정된 일정에 따른 기업의 수입 결제 대금 지급, 해외 직접투자 자금 인출 등에 따라 달러 예금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2월들어 원‧달러 환율이 오르자 수출기업들이 현물환 매도에 나서 이같은 지표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매매 기준 월평균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270.74원을 기록했다. 전월(1247.25원) 대비 1.9% 상승한 수치다. 이달 원·달러 환율은 1300원을 웃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