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불안에 ‘金’ 최고가 행진
20일 1g당 8만3490원…역대 최고치 경기침체 우려…안전자산 쏠림 현상
2024-03-22 이보라 기자
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실리콘밸리뱅크(SVB), 크레디트스위스(CS), 퍼스트리퍼블릭 등 글로벌 은행들의 위기가 이어지면서 금값이 치솟고 있다. 금값의 상승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KRX 금 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8만 3490원으로 지난 2014년 3월 24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날 KODEX 골드선물 ETF는 1만3015원에 마감했다. 지난 10일부터 9.6% 급등을 이어가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TIGER 골드선물 ETF도 열흘 만에 9.5%나 올랐다. 금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이유는 글로벌 은행들의 위기설이 번지고 있어서다. 지난 9일(현지시간) SVB는 뱅크런이 일어나자 파산했다. 이후 CS의 위기설이 고조되면서 코코본드 상각 논란이 대두됐다. 최근에는 미국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유동성 위기가 부각되고 있다. 일각에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값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SVB사태 이후 연이어 은행권 부실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 증가 등으로 국제 금가격은 다시 상승세로 전환돼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경기침체 우려가 여전히 상존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침체기에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보여왔던 금의 성과로 인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권 부실 등으로 인해 예상보다 빠르게 연준의 긴축 통화정책 기조가 변화한다면 달러 강세 완화로 연결되며 국제 금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앙은행의 지속적인 매수도 국제 금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금 가격이 경기의 방향을 가늠할 지표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금 가격이 다시 오르고 금리가 빠지는 것은 유동성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며 “침체에 대한 우려는 아직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금은 일반적으로 금리, 달러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앞으로 금리와 달러화의 상승세는 제한될 것으로 보는데 금리와 금 가격이 하락하면 ‘침체’, 금리는 하락하지만 금 가격은 상승하면 시장은 ‘유동성’을 가리킨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