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취득세부터 공시가격까지… 정부, 부동산 세제 수술 ‘잰걸음’

공동주택 공시가격 역대 최대 18.6%↓… 2년 전 수준 회귀 세수 감소 우려 속 기재부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조정 검토

2023-03-23     권영현 기자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정부가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 공시가격을 역대급으로 낮추는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을 전반적으로 손보고 있다.

지난 22일 국토교통부는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을 발표했다. 전국 평균이 전년과 비교해 18.61% 하락해 2005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조사‧산정 제도를 도입한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7.20% 상승했던 점을 고려해 보면 올해 공시가격은 사실상 2021년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집값이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공시가 현실화율이 2020년 수준으로 내려온 영향이다. 앞서 역대 두차례 하락했던 2009년(4.6%), 2013년(4.1%)보다도 14%p 가량 더 떨어졌다. 공시가격이 역대 최대 하락을 기록하며 국민의 세부담은 줄고 혜택은 확대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올해 공시가격 하락과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인하와 지난해 종부세 세재개편 등 부동산 세제 정상화 효과로 보유세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재산세와 종부세 공정시장평가액비율이 지난해와 동일하다는 가정 하에 보유세 부담은 2020년 수준보다도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주택자 기준 2020년 보다도 약 20% 감소한 수치다. 개별 세부담 수준은 공정시장가액비율과 공제금액, 세율 등에 따라 결정되는데 재산세는 4월, 종부세는 상반기 발표된다. 지난 연말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를 내년 5월까지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1월에는 서울 용산구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제외한 전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면서 양도세 중과 등 세금 부담이 완화됐다. 반면 정부가 발표한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완화 등 일부 대책은 아직 해법이 나오지 않았다. 정부는 기존 8~12%에서 1~6%로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를 완화하는 법 개정을 지난해 12월 발표했지만 3개월 째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한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큰폭으로 하락하며 세수 감소 등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기획재정부는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기존 60%)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