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경영’ 포털·게임업계, 성과급 0원에 반납까지

네이버·카카오, CEO 성과급 0원 책정…크래프톤 CEO, 성과급 반납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美 빅테크기업 감원 바람…국내에도 파장 전망

2023-03-26     박효길 기자

매일일보 = 박효길 기자  |  주요 포털·게임사들 최고경영자(CEO)들이 성과급을 0원으로 책정하거나 반납하면서 긴축경영에 들어간 모양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아마존 등 빅테크기업들에 감원 바람이 불면서 국내에도 여파가 미칠 전망이다.

26일 네이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최수연 대표는 지난해 급여 6억원 상여 4억9500만원 등 보수 11억원을 받았다. 최 대표가 CEO 역할로 받은 성과급은 0원이다. 지난해 네이버 주가가 떨어지면서, 최 대표는 전체 보수에서 약 45%를 차지하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받지 못한 탓이다. 네이버는 이사진의 보수 한도도 거의 절반으로 줄였다. 지난 22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네이버는 이사진 7명의 보수 한도는 기존 150억원에서 80억원으로 축소했다. 최 대표는 “지난 10년간 보수 한도가 실 지급률 대비 다소 높게 설정돼 있었다”며 “올해는 비용 통제 기조에 맞춰 경영진을 비롯한 임원 계약 금액을 삭감한 부분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카카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홍은택 대표는 지난해 급여 7억100만원, 상여 19억9700만원,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 2억7700만원 등 총 29억7500만원을 받았다. 상여 부문은 홍 대표가 취임 전인 2021년 10월1일 장기인센티브 보상계약 체결에 의거한 자사주 상여금이다. 오는 28일 예정인 카카오 주총에서 이사 보수 총액 또는 최고 한도액을 120억원에서 80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카카오의 이사 수는 7명이다. 지난해 집행된 이사 보수 총액은 76억7038만원이었다. 방준혁 넷마블·코웨이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보수 14억7200만원을 수령한 가운데 상여금은 0원이다. 실적부진에 따라 책임경영을 위해 2년 연속 상여금 0원을 책정했다는 분석이다. 스스로 성과급을 반납한 경우도 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자진해 성과급을 받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급여 10억1100만원, 상여 1800만원 등 총 10억3500만원을 지난해 받았다. 2021년 상여 11억5000만원을 받은 것에 비춰보면 대조적이다. 주요 포털·게임사들의 긴축경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기업들이 감원하면서 경기침체에 대비하는 가운데, 국내 포털·게임업계에도 이러한 우려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지난 1월 회사 전체 직원의 5%에 해당하는 1만여명의 감원 계획을 공지했다. 나델라 CEO는 세계적 경기 침체와 신기술 부상을 정리해고의 이유로 들었다. 아마존이 지난해 11월 8000명 감원에 이어 이달 20일 9000명 더 추가로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메타(옛 페이스북)도 이달 14일 1만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외신 블룸버그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지난달 초까지 6만여명이 해고됐다고 보도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