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식음료 시장 '비건' 전격 확대… 기술력 관건
동물성 원료 표방 넘어…맛‧영양성분 등 ‘기술’ 초점 전문 브랜드 및 비건 레스토랑 등…선점 경쟁 치열
2024-03-26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식물성 대전환기’가 도래했다. 식음료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 및 글로벌 식물성 식품 전환 기조에 따라 식물성 대체식품 판매 비중을 늘리고 있다.
과거 대체육‧대체우유 등은 일부 소비층을 위한 단순 구색 맞추기에 불과했지만, 최근엔 고유의 카테고리로 구분해 소비되고 있다. 환경, 건강, 지속가능경영 등의 중요성이 커지며 관련 시장이 초기 단계를 지나, 대중화를 이룬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 비건 시장이 동물성 원료의 맛을 따라하는 데 그쳤다면, 최근엔 맛과 영양, 모양 등 ‘기술력’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신세계푸드의 대안육 사업은 기존 육가공품의 맛‧질감과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의 맛품질을 구현하고, 윤리적 가치를 넘어 건강‧영양적 가치가 충분한 기술력을 갖추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신세계푸드의 대안육 ‘베러미트’를 활용한 메뉴와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정규매장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는 ‘비건’이란 단어와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있다. 비건‧논비건을 가리지 않고 그저 ‘맛있고 건강한’ 메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첫 B2C용 제품 ‘베러미트 식물성 런천 캔 햄’은 일반 가공육 캔 햄과 달리,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져 아질산나트륨뿐만 아니라 동물성 지방, 항생제 등이 첨가되지 않았다. 매일유업은 기존 유가공이 이끌던 수익구조를 식물성 음료로 전환하는 데 전사적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자체 연구개발한 ‘어메이징 오트’의 공정 및 독자 노하우를 기반으로 국내 식물성음료 카테고리를 선점하겠단 목표다. 내세운 무기는 ‘성분’과 ‘맛’이다. 어메이징 오트 오리지널, 언스위트의 칼로리는 각각 90kcal, 75kcal에 불과하지만, 베타글루칸은 600mg, 400mg씩 들었다. 베타글루칸은 하루 3g씩 섭취 시, 혈중 콜레스테롤과 혈당 수치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100% 핀란드 청정 지역 재배 귀리만을 사용했으며, 원료를 비롯해 성분 개발과정, 생산공정 등 모든 과정이 비건을 충족해야 인증받을 수 있는 ‘비건 인증’도 받았다. 특히 귀리는 타 곡물에 비해 관리가 덜 까다롭고, 생산 비용이 저렴해 이를 활용한 제품군의 수익성 호조가 기대된다. 농심은 국내 최초 비건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포리스트키친’을 통해 대체육 시장 내 입지를 다지고 있다. 포리스트키친은 ‘베지가든’을 비롯해 다양한 미래지향적 비건 식음료를 실험 및 홍보하는 전초기지로, 비건‧논비건의 입맛을 모두 충족시키는 기술력과 인지도를 다지는 데 지향점을 두고 있다. 풀무원도 비건 레스토랑을 선보였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익숙한 비건 메뉴 구성을 통해 접근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파스타‧덮밥‧떡볶이 등 일반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메뉴를 식물성 원료를 베이스로 개발했으며, 혼밥족을 위한 1인석을 따로 마련하고 테블릿PC 주문시스템 등을 도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물성 원료 기반 대체 식품은 시장 개척 가능성이 커, 선두 자리를 꿰차기 위한 물밑경쟁이 치열하다”며 “비건은 물론 채식을 선호하거나 관심을 가진 일반인들에게까지도 구분 없이 소비되자, 최근 초기 투자 단계를 넘어 가시적인 수익적 성과도 내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