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인터뷰] 조영탁 휴넷 대표 “자리이타(自利利他) 철학으로 한국 기업문화 바꿀 것”

모범기업 선례 남겨 행복한 기업문화 만들 것 행복경영대학 통해 선순환의 고리 형성

2023-03-27     김혜나 기자
조영탁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이상적인 회사를 만들고 성공을 거두면, 그것이 선례가 돼 한국의 기업문화가 변할 것이다.”

조영탁 휴넷 대표는 <매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경영철학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어느덧 24년 차 베테랑 경영인이다. ‘행복경영’을 기반으로 한국의 기업문화를 더욱 행복하게 바꾸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5000만 국민이 경영자가 되고 리더가 되어 지식사회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자’. 휴넷의 사명이자 조영탁 대표 개인의 사명이다. 서울대 경영학 학사를 거쳐 서울대 경영대학원까지 수료한 조 대표는 내로라하는 경영전략 전문가다. 기업경영을 인생의 소명으로 생각하고 산다는 그는 ‘모범적이고 잘 만든 회사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수백 권의 책을 읽으며 공부했다. 고민 끝에 내린 답은 행복경영이었다.

◇ “남을 먼저 도우면 나에게도 '이익'”

행복경영은 자리이타(自利利他), 남을 먼저 도우면 나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한다. 회사의 정관 앞 전문에 ‘우리는 이익극대화가 아닌 직원, 고객, 사회, 주주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의 행복극대화를 목적으로 한다’고 적혀 있다. 직원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그는 직원들을 위해 다양한 복지 제도를 도입했다. 주4일제가 대표적이다. 휴넷은 주 4.5일제를 거쳐 지난해 7월부터는 매주 금요일이 휴무인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했다. 이는 직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회사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좋은 제도가 유지되려면 회사의 성장이 우선해야 하기에, 직원들은 업무 효율을 높이고 성과를 내고자 노력한다는 것이 조 대표의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직원 만족도와 업무 몰입도 향상을 끌어냈다. 이직률 감소, 채용 경쟁력 등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조 대표는 ‘모범사례를 만들자’는 목표가 직원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동기부여가 됐다고 전했다. 우리가 잘 해낸다면 다른 기업도 우리를 따라하고, 결국 한국 기업문화가 행복해질 것이라는 논리다. 회사는 근무 시간 단축에 따라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직원들은 핵심 업무에 집중하고, 시간 낭비를 최소화했다. 업무 효율을 높이는 제안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우수 팀에게 포상하는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물론 시행착오도 겪었다. 직원을 위한 제도임에도 직원들은 매번 휴일을 정하는 게 어렵다고 토로했다. 타 부서와 협업이 어려워 개인, 팀, 회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조 대표는 금요일을 휴일로 정했다. 그 결과 직원들도 매우 만족하고, 업무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됐다. 근본적인 목적을 상기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제도를 잘 설계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 대표는 설명했다.

◇ ‘행복경영’으로 사회에 선순환의 고리 만들 것

조 대표는 “주변에 우리 회사가 좋다고 얘기하는지, 내가 이 회사에 오래 다니고 싶은지, 상사가 100이라는 업무를 지시했을 때 120, 150만큼 하고 싶은지를 가지고 직원의 몰입도를 평가한다”며 “휴넷의 몰입도는 65점으로 전 세계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평균적으로 한국기업의 점수가 15점, 미국이 35점”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사회에도 이같은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자 ‘행복경영대학’을 개설했다. 이번에 행복경영대학 13기가 진행되는데, 평균 100명 규모 기업 650명의 대표가 동문이다. 조영탁 대표는 행복경영대학 동문이 자신에게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작년에 성공사례 책도 집필했다. 좋은 결과를 내자 행복경영진단도 사회에 전파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게 됐다. 현재 진단시스템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03년도경 행복경영에 대해 강의를 진행하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반응이 대다수였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이에 공감하며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도 많아졌고, 그 당시 행복경영이란 것을 어떻게 생각해냈는지 놀라워하는 반응이 많다고 조 대표는 전했다. 사회에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조 대표는 “어느덧 사업을 시작한 지 24년 차다. 돌이켜보면 항상 모범이 되고자 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다”며 “모범이 될 수 있는 이상적인 회사를 만들어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 글로벌 기업교육시장 본격 진출 시동

조 대표는 행복경영에 이어 에듀테크에도 발빠르게 뛰어들었다. 그는 지난 2016년 에듀테크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국내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당사자다. 당시 기자들도 에듀테크라는 단어를 생소해했다고 한다. 그는 “경영자마다 마케팅, 회계 등 잘하는 분야가 각자 다르다. 제 강점은 경영전략인데, 미래 트렌드와 인사이트 등을 많이 공부했다”며 “그런데 지난 2016년도 알파고 등 미래가 크게 변화하는 모습에 ‘세상은 변하는데 뭘 놓치고 있는가’란 위기의식이 있었던 것 같다. 관심 있게 본 것을 충격으로 받아들여 조직도 바꾸고 투자도 했다. 휴넷이 에듀테크와 기업교육 방면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한 것은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진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기업교육시장으로의 본격적인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약 75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글로벌 기업교육시장에선 아직 독보적인 1등 기업이라고 할 만한 곳이 없다. 전 세계에서 통하는 에듀테크 솔루션은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미국 시장으로의 본격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 최대 HRD 컨퍼런스인 ATD 2022 당시 선보인 솔루션들도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 이에 글로벌 역량을 가진 직원들을 다수 채용하며 초석을 다지고 있다. 조 대표는 “경영전략은 다각화의 원리다. 글로벌 기업교육시장에서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