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사퇴 요구에 탄핵까지…'검수완박' 완패 한동훈 맹공

'검수완박 유효' 헌재 결정에…한 장관 정면 겨냥 일각서 '탄핵안 추진'까지 언급하며 자진 사퇴 압박

2023-03-26     문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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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개정 과정의 일부 위헌성을 인정하면서도 법안 자체는 유효하다고 판단하자 더불어민주당은 권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자진 사퇴를 압박하면서 맹공을 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정 혼란의 책임에 대한 탄핵까지 언급하고 있어 이를 두고 향후 여야 간 충돌이 이어질 전망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23일 '검수완박법'에 대한 헌재의 결정이 나온 이후 한 장관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섰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한 장관의 무모한 정치 소송은 헌재로부터 각하 당했다"며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해 놓고 그 판단이 나오기도 전에 입법 취지에 반하는 불법 시행령으로 검찰 수사 범위를 모조리 되돌린 상태"라고 질타했다. 이어 "한 장관은 법치를 뒤흔들며 심각한 국가 혼란을 자초했다. 지금 당장 책임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오는 27일 예정된 법사위 현안 보고에서 한 장관이 거취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기 의원은 "그때까지 지금의 혼란을 조장하고 확산시킨 정치적 책임에 대한 명확한 답을 가져와야 될 것"이라며 "입법부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헌재에 의해서 명백하게 기각됐다면, 국민들에게 외면받았다면 이제 국회에 와서 책임 있는 거취 표명을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과 검사 6명은 검수완박법이 '헌법상 검사의 수사권을 침해한다'며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지만 한 장관은 청구인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했다. 아울러 검사의 수사권과 소추권은 '행정부에 부여된 헌법상 권한'이라고 보면서도 검찰 등 특정 국가기관에 전속적으로 부여된 권한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민주당 내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이번 헌재 결정을 계기로 한 장관의 탄핵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강성 초선 의원 모임인 처럼회 소속 황운하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한동훈 장관) 본인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하는 것이 도리다"며 "사퇴를 거부한다면 국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예컨대 탄핵 추진이란 것이 검토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용민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손에 든 달콤한 사탕 빼앗긴다고 여기저기 시비 걸고 다니는 어린 장관은 혼을 내줘야 한다"며 "탄핵이 답"이라고 했다. 정청래 의원 역시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장관은 권한도 자격도 없는 자가 권한쟁의 심판을 해서 국력을 소진하고 불필요한 행정행위를 한 것에 책임을 지고 사퇴함이 마땅하다'며 "패배를 인정하고 물러남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강제로 퇴장시킬 수밖에 없다는 점도 경고한다"고 했다. 다만 '한동훈 탄핵' 카드는 실제 실현보다는 '정치적 압박용'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보인다. 국무위원의 탄핵이 이뤄지려면 직무 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했다는 사실이 있어야 한다.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 여부도 미지수. 만일 헌재에서 탄핵안이 기각 또는 각하될 경우 오히려 민주당이 역풍을 맞고 한 장관에게 정치적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헌재 결정에 배치되는 주장을 해 왔던 한 장관은 국민들 앞에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해야 된다"면서도 "이 법안과 관련해서는 특별히 (한 장관의) 사퇴를 요구할 수 있는 그런 사안은 아닌 것 같다. 아마 그건 정치적인 주장일 것"이라며 자진 사퇴 요구는 물론 탄핵 추진에 대해 신중론을 피력했다. 한 장관은 오는 27일 예정된 국회 법사위 법무부 현안 보고에 출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자진 사퇴에 대한 민주당의 요구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이 취임 후부터 국회에 출석할 때마다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도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고 받아쳐 온 만큼 이번에도 양측의 거센 충돌이 예상된다. 한 장관은 민주당의 자신의 탄핵 추진에 대해 "민주당은 지난해부터 제가 책무를 다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입버릇처럼 저에 대한 탄핵을 말하는데, 탄핵이 발의되면 당당히 응할 것"이라고 정면 대응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