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줄파산’에도 美은행주 베팅

한주간 약 1억6475만달러 순매수…“향후 반등 기대”

2023-03-26     홍석경 기자
금융규제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한 주 동안 미국 은행 관련 주식과 상장주식펀드(ETF)에 약 2100억원(1억6475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파산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주가 급락 이후 반등을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는 지난 9~20일 위기에 빠진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주식을 6718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전기차 기업 테슬라 주식 순매수 금액(366만달러)의 18배에 달한다. 해당 기간 해외 주식 순매수 금액 3위다. 같은 기간 순매수 4위가 미국 대형 은행으로 구성된 지수 하루 상승률의 3배만큼 수익이 나는 상장지수증권(ETN)인 마이크로섹터스 미국 대형 은행 지수 3X 레버리지드였다. 서학개미는 디렉시언 데일리 파이낸셜 불 3X(911만달러)와 디렉시언 데일리 지방 은행 불 3X(833만달러)도 많이 사들였다. 서학개미는 파산으로 10일부터는 거래가 정지된 실리콘밸리은행 주식도 1374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지방은행인 팩웨스트은행(1197만달러), 웨스턴 얼라이언스 은행(378만달러) 주식도 주요 투자 대상으로 삼았다. 스위스 내 경쟁 은행인 UBS에게 인수되는 투자은행 크레디스위스의 예탁증서도 499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서학개미들이 미국 은행주 관련 상품에 몰려든 이유는 SVB 사태로 촉발된 금융권 위기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3월 FOMC에서 Fed가 비둘기적인 입장을 보일 것이란 기대도 은행주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자본 건전성 우려를 앓고 있는 은행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Fed가 금리 동결 결정을 내리거나, 점도표를 조정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사태가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시스템 위기로는 번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유동성 위기로 파산 위기에 빠졌던 CS 역시 UBS에 인수되며 위기가 일단락됐다. 그러나 은행주를 중심으로 변동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지방은행과 관련해 높은 변동성을 띠는 구간인 만큼 리스크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