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하던 은행주 SVB 사태에 ‘된서리’

4대금융지주 이달들어 27일까지 평균 10% 하락

2024-03-27     김경렬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은행 종목 주가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최근에는 도이체방크의 주가가 떨어지면서 은행주를 향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융지주·은행 종목 9개를 편입한 ‘KRX 은행’ 지수는 642.81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말 종가 대비 8.3% 내린 수준이다. 은행 종목은 4대 금융지주를 비롯해 지방금융, 인터넷전문은행 등 전반적으로 주가 하락세를 보였다. 하나금융지주는 27일 4만100원으로 장을 마감해 이달들어 11.7%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는 10.3%, 우리금융은 9.9%, KB금융은 9.0% 각각 하락했다. 지방금융회사인 JB금융도 8.5%,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역시 10.1% 내렸다. 은행주는 연초만 하더라도 급등했다. 호실적을 비롯해 행동주주의 펀드의 주주환원 촉구가 투자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상황은 연초와 달라졌다. SVB 부도와 CS(크레디트스위스) 사태가 줄줄이 터지면서 투자심리는 급격히 냉각됐다. 최근에는 독일의 최대 투자은행 도이체방크가 폭락했다. 도이체방크의 주가는 SVB 파산 이후 최근까지 30% 가량 떨어졌다. 지난주에는 3거래일 연속 하락을 기록하기도 했다. 도이체방크의 주가 하락 원인은 채권의 부실 신호다. 도이체방크의 5년물 은행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220bp까지 올랐다. CDS프리미엄은 채권의 부도 위험이 커질수록 높아진다. 앞서 CS가 발행한 160억 스위스프랑 규모의 신종자본증권(AT1)이 상각 처리되면서 ‘코코본드(조건부 전환 사채)’에 대한 불안감이 영향을 미쳤다. 일부 전문가들은 은행주들이 당분간 투자심리 위축으로 주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요국의 줄도산 위기감이 국내에서도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신용평가사는 국내 채권의 안정성을 피력했다. 한 신용평가기관 관계자는 “국내 금융사 신용도 조정에 대한 특별한 계획은 없다. 개별은행의 신용도에 따라 채권 평가는 달라진다”며 “나라별로 은행 부실 처리 방식이 다르다. 우리나라의 경우 코코본드 상각 조건이 CS와 다르다. 전체 자본 중 차지하는 비중이 작기 때문에 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