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공공기관 방만경영 올해도 반복
고용승계·학자금 무한지원...국민부담만 늘어
2014-11-03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공공기관의 과도한 복리후생과 방만경영 문제는 올해 국감에서도 어김없이 도마 위에 올랐다.특히 올해는 고용세습을 단체협약이나 인사규정에 명문화해 현대판 ‘음서제’를 시행 중인 공공기관도 76곳에 달했다.이들 공공기관은 업무상 재해로 사망한 경우 가족에 채용에 혜택을 준다는 규정을 둔 곳도 있었지만 업무 외 개인적인 이유로 사망한 경우나 심지어 정년퇴직한 경우까지 혜택을 주도록 단체협약에 명시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조항이 사문화되거나 폐지된 경우도 있었지만 한국철도공사 등 5곳은 이 규정을 통해 총 22명을 실제로 채용한 것으로 파악됐다.한국전력공사는 최근 3년간 직원복지에 1조895억원(성과급 포함)을 지급한데다 정부가 자녀학자금 지원을 융자로 전환토록 예산편성지침을 개정했는데도 직원들에게 한도액 없이 무상으로 학자금을 지급하기도 했다.금융공기업의 방만경영 실태 지적도 어김없이 재현됐다.한국거래소는 연봉 1억3000만원이 넘는 부부장급 이상 직원 117명 중 중간관리자나 일반직원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반업무를 맡고 있는 사람이 5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산업은행은 지난해 공공기관에서 제외되자마자 임원 임금을 전년보다 10% 안팎으로 인상했다. 정부는 산은의 공공기관 재지정을 검토 중이다.특히 한국도로공사는 부채에 대한 하루 이자액이 32억원에 달하는데도 최근 4년간 직원 성과급으로 2389억원을 지급하면서도 요금인상 등을 검토해 국민에게 부담을 전가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원전비리 사태로 곤혹을 치른 한국수자원공사의 경우 부채가 최근 4년간 3조원에서 14조원으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기관장 연봉을 2억6000여만원으로 42% 올렸다.수자원공사는 임직원 1인당 200만원 어치의 전통시장상품권과 함께 100만원 상당의 국내연수비를 주기도 했다.한국석유공사와 한국전력은 정부의 예산편성 지침을 따르지 않고 중간관리자급 직원도 해외출장시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가 지적을 받았다.공공기관의 방만경영과 도덕적 해이가 국감 때마다 지적돼도 개선되지 않자 정부는 연말까지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에 대한 예산편성지침과 인사운영지침을 개정, 인건비나 복리후생비를 방만하게 지출하는 공공기관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혔다.공공기관 경영평가를 강화해야만 부채관리는 물론 방만경영을 견제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자율적으로 경영개혁을 담보할 기관장 인사의 중요성도 지적됐다.기재부 관계자는 “정부가 관련 지침과 경영평가를 통해 잘못된 관행 시정을 끌어내는 점도 중요하지만 해당 기관장의 자율적인 개혁의지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