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中企, 인력‧투자 대란으로 ‘이중고’…“尹정부 대책 변수”

중소제조업‧건설업 취업자 감소…외국인 근로자 제도 개선해야 벤처‧스타트업 투자유치도 위축…2월 투자금 전년比 75% 급감

2024-03-28     신승엽 기자
중소기업계가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중소기업들이 인력과 투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현실적인 지원책을 촉구하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계는 현재 인력 확보와 투자 유치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인력난의 경우 매년 언급되고 있지만, 올해 들어 대기업과의 격차는 더욱 커지는 추세다. 벤처‧스타트업은 신규 투자 위축으로 성장사다리와 멀어지는 모양새다. 정부의 지원책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중소기업 취업자 수는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의 중소기업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달 기준 300인 미만 기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0만1000명 늘어난 2468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위축된 취업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지표는 업종별로 나눴을 때 중소기업 현장의 어려움을 모두 반영하지 못한다. 전통제조업과 건설업의 취업자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 중소제조업과 중소건설업 취업자는 각각 349만2000명, 195만8000명으로 조사됐다. 전년 동기 대비 7만명, 1만2000명씩 감소한 수치다.  인력이 모자른 것도 아니다. 쉬고 있는 청년층이 많기 때문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인구) 가운데 활동상태를 ‘쉬었음’으로 답한 청년층은 49만7000명에 달했다. 지난 2003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다. 같은 기간 청년 취업자는 385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12만5000명 감소했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으로는 임금격차가 꼽힌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2022년 기업 규모 및 업종별 임금인상 특징 분석’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지난해 직원 수 300인 이상인 기업은 지난해 급여 인상률이 전년 대비 6.4%로 나타났지만, 300인 미만 기업은 4.6%에 불과했다.  중소기업계는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 근로자 제도의 손질을 원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는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낮을 뿐 아니라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다만 현재의 외국인 근로자 제도는 중소기업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취업 1년 미만의 외국인 근로자가 이탈하는 경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계는 인력난에 시달리는 한편, 벤처‧스타트업계는 성장사다리에서 추락할 위기다. 통상 국내 벤처‧스타트업은 투자유치를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현재 투자가 메마르고 있어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우선 투자혹한기와 모태펀드 축소가 맞물려 시장을 흔들고 있다. 3고(고환율‧고금리‧고물가) 복합위기가 투자 위축을 불러왔고, 정부의 올해 모태펀드 예산은 3135억원으로 지난해(5200억원)보다 40% 감축됐다.  실제 투자 감소 현상도 관측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달 총 투자금액은 2952억원으로 전년 동월(1조1916억원) 대비 75%(8964억원)나 감소했다. 벤처‧스타트업 특화 은행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도 국내 시장의 투자시장 위축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소기업계가 전반적으로 흔들리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의 대응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장에 대한 감각이 떨어진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새로운 대책을 선보일 때 중소기업을 지원 대상에 포함시키기 때문에 중소기업계의 회복을 위한 의지는 가진 것으로 판단된다.  중소기업계가 꾸준히 제안한 주52시간 근무제 개편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현재 주69시간 근무제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당 정책에는 중소기업계의 목소리가 담겼다. 50인 미만 중소기업은 근로자와 합의할 경우 주52시간 근무제의 유연한 사용을 요구한 바 있다. 현재 정부는 기존 주단위 환산을 월단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정책이 나온 만큼 타 정책에서의 기대감도 높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그간 중소기업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된 정책을 찾기 어려웠다. 대기업이나 노동자 쪽으로 기울어진 정책이 많았다”면서 “현재 정부의 정책방향성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중소기업계가 다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