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대법원 판결이 요인 제공' 발언에 야당 비판
헌재 '검수완박' 판단 놓고 한 장관에 집중 공세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는 4월 임시국회 첫 대정부질문이 이뤄진 3일 한·일 정상회담을 비롯해 '제3자 변제안' 중심의 강제 동원 피해 배상 해법 등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를 집중 공격했다. 아울러 헌법재판소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판단 등을 두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여·야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3일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을 진행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조경태·윤상현·이태규·노용호 의원, 민주당에서는 김상희·박용진·김병주·김회재·윤영덕·김한규 의원이 질의자로 나섰다.
민주당은 시작부터 한덕수 국무총리를 거세게 몰아쳤다. 윤영덕 의원은 "대한민국 정부와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민의 주권적 권리를 방해하는 훼방꾼 역할을 했다"고 수위를 한껏 높이기도 했다. 이에 한 총리는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을 그대로 집행하는 데서 한일 관계가 점점 더 악화됐다"며 "많은 국제법 학자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의해서 어느 정도 해결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총리 답변에 윤 의원은 "지금 총리는 한·일 관계가 나빠진 원인을 우리나라 문제라 말한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한 총리는 "한일 간의 관계가 (나빠진) 결정적 문제는 이 문제였죠. 그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지 않습니까"라고 응수했다. 이 과정에서 한 총리는 야당 의원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한 총리는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 방안에 대해 "강제징용 문제를 대법원의 판결이 유일한 해석이라 생각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안보, 경제협력 등 한일 간에 해야 할 일이 너무나 지장을 받기 때문에 조화시킬 방안을 전문가들의 많은 협의를 거쳐 만들었다"고 말했다.
여·야는 헌법재판소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유효 판결을 두고도 설전이 벌였다. 야당 측 질의자로 나선 김회재 민주당 의원은 "김 의원은 "1997년부터 2021년까지 20년에 걸쳐서 네 차례에 걸쳐가지고 검사의 권한이 입법상 권한이라는 헌재 결정이 나왔다"며 "그런데 장관은 그것을 무시하고 권한쟁의심판을 했다. 그 내용을 알고 있었나"라고 물었다.
이에 한 장관은 "저희가 이 헌법재판을 청구한 것은 검사의 권한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검수완박' 입법으로 인한 국민의 피해를 확인받기 위한 수단으로써 헌법재판을 청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이 "헌재 결정을 부정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하자 한 장관은 "헌재 결정은 부정할 방법이 없다. 상소 제도가 없기 때문"이라며 "헌법 재판을 청구했다는 것 자체만 가지고 문제 삼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법률가들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회재 의원은 한 장관에게 애창곡이 있느냐고 물으며 "한 장관이 이끄는 검찰을 보니 한 장관의 애창곡은 김수희의 '애모'가 생각난다"며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라는 노래 가사를 언급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 검찰 수사가 소극적이란 것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