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절감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 단행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불경기가 지속하면서, 대기업들조차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등 산업계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고용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포함한 대기업들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착수하고 있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경제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고, 디지털 전환(DX)과 인공지능(AI) 도입으로, 과거와 같은 인력 수요가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기업의 경우 조직 개편을 통해 위기를 타개하고 인력 적체 현상을 해결하려는 목적도 있다. 먼저,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3분기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는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설 전망이다. SK도 이번 인사에서 임원 감축뿐 아니라 기준 연령을 대폭 낮추고 젊은 조직으로 변화를 꾀한다.
KT는 내년 1월 100% 자회사로 설립할 예정인 가칭 KT OSP, KT P&M에 각각 3400명, 380명의 인력을 재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중 실제 근속연수 10년 이상이며 정년퇴직까지 6개월 이상 남은 직원에 한해 전출과 희망퇴직 가운데 선택하도록 한다. 효율화가 필요한 일부 직무를 재배치해 보다 유연하고 신속한 업무 수행이 가능한 환경을 만든다는 목표다.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은 지난 6월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지난 8월에는 롯데면세점이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세븐일레븐도 1988년 법인 설립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수익이 부진한 점포 정리에 나섰다.
이마트는 지난해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자 지난 3월 첫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이마트의 기업형 슈퍼마켓(SSM) 자회사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이마트와의 합병을 앞둔 지난 7월 첫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요기요는 지난 8월 말 2011년 창사 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요기요 희망퇴직자는 퇴직 위로금으로 월 고정급여 4개월분이 지급되며 근속 1년 미만자는 월 고정급여 4개월분이 근무 일수에 비례해 일괄 지급된다.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만큼, 원가를 절감할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기업규모와 관계없이 인력 감축과 조직 슬림화가 진행되는 원인이다. 이 같은 무분별한 구조조정은 근로자의 고용 불안은 가중시키고 있으며, 고용안정성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규모와 관계없이 많은 기업이 실적부진을 겪으며, 원가 절감을 위해 인력을 대폭 줄이는 조직개편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며 “일반 사원은 물론이고 임원급들 역시 마찬가지로, 고용안정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