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메모리 업황 놓고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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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메모리 업황 놓고 '갑론을박'
  • 박지성 기자
  • 승인 2024.09.2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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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 메모리 업황 전망 '비관적'
업계 "근거없는 전망…韓 겨냥한 주장"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최근 모건스탠리가 메모리 업황 전망에 대해 비관적 입장을 내놓으며 업계에서는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모건스탠리가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수주형 메모리 업황을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의도적인 깎아내리기라고 진단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겨울이 다가온다'라는 보고서를 내놓고 메모리 시장 전반이 하강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54% 낮췄고, 섬성전자의 목표주가도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27.6%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의 주장으로 업계에서는 잘못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근거없는 주장"이라며 "한국 반도체를 겨냥해 부정적인 보고서를 냈다. 이는 의도적으로 깎아내리려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모건스탠리는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대해 시종일관 비관론을 내놨다. 핵심 근거로는 범용 D램의 수요 부진과 AI용 HBM의 공급 과잉을 들었다.

모건스탠리의 이번 보고서를 놓고 시장 평가도 찬반으로 엇갈린다. 모건스탠리가 목표주가를 끌어내린 근거 중 하나는 HBM 공급 과잉이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쌓아 만든 고부가가치 메모리로, 인공지능(AI) 서버의 핵심 부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모건스탠리가 HBM 같은 메모리의 경우 대량 생산 후 판매하는 범용 D램 제품과는 성격이 다른 점을 간과했다고 보고 있다. HBM은 고객사 요청을 받아 D램 공급업체가 생산능력을 할당하는 방식으로 거래한다. 고객사가 일정 공급량을 보장해달라고 요청하기 때문에 공급 과잉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다.

업계에선 "고객사의 승인을 받고 맞춤형으로 생산하는 HBM 시장의 특성을 무시했다"며 현실과 거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는 올 들어 두 차례 열린 실적설명회에서 ‘2025년 HBM 물량 완판’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모건스탠리는 앞서 지난 2021년에도 메모리 업황 '피크 아웃(정점후 하락)'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이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았다.

다만 메모리 상승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른 것은 사실이지만, 피크 아웃 진단이 다소 섣부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와 SK하이닉스는 지난 2022년에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이에 모건스탠리는 2021년 11월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부문 사업 전망에 대해 '덜 나쁜 편'이라는, 일종의 반성문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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