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경 칼럼] 늘어나는 기초학력 미달과 해결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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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경 칼럼] 늘어나는 기초학력 미달과 해결 방안
  • 매일일보
  • 승인 2024.10.2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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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경 국무총리 소속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위원
박성경 국무총리 소속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위원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1수준(기초학력 미달)부터 4수준(우수)까지 세부적으로 측정하는 2023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지난 6월 발표됐다. 해당 결과는 우리 교육이 직면한 문제를 여실히 나타냈다.

전수조사였던 국가 학업성취도 평가가 2017년부터 표본 평가로 전환된 이후, 국어·수학·영어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대폭 증가했다. 2017년 국어 4.7%, 수학 9.2%, 영어 3.8%였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2023년 각각 8.6%, 16.6%, 8.7%로 증가했다. 특히 수학은 4년 연속 증가세이고 국어는 5년 연속 증가세를 보여, 학업 성취도 저하가 장기적인 문제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기초학력 저하의 원인으로 코로나19가 자주 거론됐다. 실제로 팬데믹 동안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학습 결손이 컸다. 그러나 코로나를 극복한 이후에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상승한다는 점은 코로나19 이외에 다른 근본적인 원인이 있음을 시사한다.

일각에서는 2010년대부터 꾸준히 줄어든 평가 체계의 변화를 그 원인으로 지목한다. 특히 '상대평가 미실시'가 문제로 대두된다. 국내 유명 입시 학원인 J학원 대표는 "초·중학교 9년간 학생들이 사실상 방치 상태에 놓였다"며 상대평가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상대평가 폐지가 학생들의 뚜렷한 학습 목표와 동기의 상실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또한 '초등학교 지필 평가의 축소와 수행평가의 확대'가 학생들의 학습 기초 함양 기회 축소를 불러일으켰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이 때문에 이번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조전혁 후보는 초등학교 지필 평가 부활과 수행평가 축소를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가 있다고 해서 과거의 방식으로 무작정 회귀할 수 없다. AI 발전과 함께 21세기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암기 및 지식 중심의 평가 방식은 효용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오히려 변화의 기류에 탑승해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창의력과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력 중심의 교육이 요구되고 있다.

평가 체계 회귀가 과거의 학업 성취도 회복을 촉진할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오늘날의 교육 환경은 교사의 지도 방식과 권위가 과거와 달라 강력한 지도 방식으로 학생을 바로잡는 것이 쉽지 않다. 따라서 단순히 평가 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기초학력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기술에 기반한 맞춤형 교육이나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을 통한 기초학력 미달 학생 지원이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대안이다. 그러나 이해 수준이 20% 미만인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단기간에 표준 학습 궤도에 올리는 것 또한 어렵다. 기초학력 미달 증가 문제는 장기간의 노력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과제이다.

사실 우리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의 성적을 급격히 향상할 수 있는 해법을 알고 있다. 그것은 조금 더 강한 의지를 발휘해, 적극적인 협의와 지도를 통한 '최소한의 학습 시간' 준수이다. 여기에는 가정의 역할이 중요하다. 가정은 학생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외재적 ·내재적 동기를 끌어올리기에 유리하다.

또한, 가정은 학생에게 필요한 학습 환경을 비교적 쉽게 조성할 수 있다. 부모와 학생 간의 협의와 대화를 통해 학습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학습 시간을 꾸준히 확보하는 것이 기초학력 미달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현재 교육 환경에서 이런 역할을 맡아줄 수 있는 핵심적 대상이 가정임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교육 활동을 수행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기초학력 미달 문제는 단순히 교육 정책의 변화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학교와 가정이 함께 협력해야 한다. 특히 가정에서 자녀에게 학습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꾸준한 학습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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