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매출 전망치 약 29조…6년만 최대
SK하이닉스도 HBM 업고 최대 매출‧영업이익 관측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커지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의 3분기 실적이 역대 최대치를 찍을 전망이다.
25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올 3분기 매출 전망치는 217억1200만달러(약 29조원원)에 달했다. 이는 파운드리 매출을 제외한 수치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직전 최대치인 2018년 3분기(210억1500만 달러) 이후 6년 만의 최대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281억300만달러)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이날 기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수치를 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81조4495억원, 11조2313억원으로 각각 나타났다.
매출 전망치는 전분기 대비 10.0.%, 전년 동기 대비 20.8%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분기보다 7.5%, 전년 동기보다 361.5% 늘어난 수준이다. 앞서 높은 기대감이 반영됐던 전망치는 최근 소폭 조정됐다. 시장은 DS 부문 영업이익을 5조3000억원 수준으로 점친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초 올 3분기 잠정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액이 128억3400만달러(약 17조원)로, 인텔을 앞지르고 매출 3위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매출에서 인텔을 앞지르는 건 옴디아가 2002년 반도체업계 매출을 발표한 이후 최초의 일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조8997억원에 달했다. 이는 역대급 실적을 거둔 지난 2분기보다도 26.2% 늘어난 수준이다. 매출 추정치는 18조13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0% 성장이 예측됐다. 3분기 추정치가 역대 매출(2024년 2분기 16조4233억원), 영업이익(2018년 3분기 6조4724억원)을 모두 뛰어넘는 셈이다. SK하이닉스는 다음달 말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업계의 3분기 호실적이 대표적인 AI 반도체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고부가 메모리칩 수요 증가에 힘입은 결과로 보고 있다. 특히 HBM은 가격이 일반 D램 대비 4~5배 높은 고부가 제품이다.
최근 IT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한 데 우려가 제기되지만 AI 확산으로 HBM 시장은 호조를 이어갈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HBM 공급 부족이 향후 몇 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면서 D램 업체들이 결국 높은 마진의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지난 23일 보고서를 통해 HBM의 공급 부족을 언급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 D램에 비해 공급 증가가 제한적이고, 가격 안정성이 높은 HBM 비중이 커질수록 D램 매출 변동성은 줄어들 것"이라며 "견조한 HBM 수요와 부족한 공급 상황을 고려할 때 D램 다운턴 진입을 말하기는 이른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글로벌 HBM 시장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일부 공급과잉 우려에도 HBM 시장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메모리 업체 중 최초로 HBM3E 8단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후속 제품인 HBM3E 12단은 이미 주요 고객사들에 샘플 공급을 마쳤으며, 올 4분기부터 고객에게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역시 8단에 이어 12단 제품 인증, 양산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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