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조정식·정성호·우원식 '4파전'
'개혁' 내세우며 대여 강경 노선 천명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더불어민주당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군이 일제히 '선명성'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마음)'과 '당심(지지층 마음)'을 앞세우면서 일각에서는 의장의 덕목으로 꼽히는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향해 "민의의 장인 국회 장악과 독재 시도를 멈춰야 한다"고 반발했다.
7일 민주당에 따르면 의장단 후보 선출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 시작으로 오는 8일 오후 6시까지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자 등록 절차에 들어갔다. 선거는 16일 오전 10시 진행된다. 현재까지 이번 총선에서 6선 고지에 오른 추미애 당선자와 조정식 의원, 5선이 되는 우원식·정성호 의원이 의장직 도전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의장은 관례상 원내 1당에서 1명의 후보를 본회의 표결에 올리는 만큼 사실상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선출한다. 당을 장악한 이 대표의 의중이 그만큼 중요하다. 또 이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 지지층(당심)은 소속 의원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후보들은 '명심'과 '당심' 모두에 기댈 수 밖에 없다.
특히 이번 총선의 공천·경선 과정에서 당원들의 힘을 확인한 의원들 입장에서는 '당심'을 거스르기에도 부담이 되는 요인이다. 의장 후보들이 이전과 달리 당 대표의 '명심'과 '당심'에 선명성을 내세우며 '탈중립'과 '개혁'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추 당선자는 일찌감치 "국회의장은 중립이 아니다. 중립이라면서 가만히 있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탈중립' 경쟁에 불을 붙였고, 의장 출마와 관련해선 "이 대표와 공감을 형성했다"며 '명심'이 자신에게 있음을 주장했다. 조 의원은 "명심은 당연히 저 아니겠나"라며 "총선 민심을 반영하는 국회의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이날 가장 먼저 후보 등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번 총선 민의는 민생 회복과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과 견제를 제대로 하라는 것"이라며 "민생·개혁 입법의 신속한 처리와 대통령 거부권 남발을 시정해야 한다. 국민이 원한다면 언제든 국회의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과감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 의원 역시 이날 의장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삼권분립 훼손에 단호히 맞서는 '개혁 의장'이 되겠다"며 "여야 협의를 존중하되, 민심의 발목을 잡는 경우 단호히 결단하겠다.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관례도 깨트리겠다"고 대여 강경 노선을 천명했다.
우 의원은 이어 "저는 이재명의 사회 개혁 '가치 동반자'"라며 "이재명의 사회 개혁 비전 '기본 사회'는 이재명 개인의 제안이 아니라 대전환 시대에 민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우리 사회의 새로운 해법"이라며 '명심'을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당심'은 추 당선자에게 힘을 싣는 분위기다. 여론조사 꽃이 지난달 26~27일 전국 성인 1001명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국회의장 적합도 조사에서 추 당선자는 45.8%의 지지를 받았다. 민주당 지지층으로 한정하면 73.6%로 타 후보들과 압도적인 차이를 보인 것이다(ARS 조사, 응답률 2.4%, 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국민의힘은 민주당 의장 후보들의 '명심'·'당심' 경쟁에 "반헌법적 행태"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민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대표가 '당론으로 정해진 입법을 무산시키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이 대표가 국회의원들에게 헌법적 의무보다 '명심을 따르라' 엄포했다. 헌법과 국회법이 보장하는 국회의원 개인의 목소리를 억제하고, 이 대표의 엄명을 따르라 강요하는 것은 국민 기만 행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