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오세훈, TBS 위기 해결에 무슨 노력 했나" 비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6일 TBS가 서울시 출연기관에서 제외돼 존폐 위기를 겪는 데 대해 '오세훈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했다. 민주당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적 욕심 때문에 240여명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됐고, 서울 시민은 35년간 함께해 온 시민의 방송을 잃게 됐다"며 오 시장이 TBS 폐국방지 대책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인 장경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같은 당 박주민·이정헌·채현일·한민수 의원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TBS 위기의 가장 큰 책임은 오 시장에게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동은 "35년 역사의 공영방송 TBS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성구 TBS 대표이사 대행이 전 직원 해고 예고 문서에 결재한 뒤 본인은 사의를 표명했다"며 "전 직원이 이번 달 월급을 받지 못하고 다음 달에는 전원 해고당할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이어 "TBS 위기의 주범은 오 시장이다. 듣기 싫은 프로그램이 있다는 정치적 이유로 2021년 취임 직후부터 예산을 무기로 TBS를 망가뜨렸다"며 "이후 서울시의회는 TBS 조례를 폐지했고, 결국 올해 6월부터 서울시는 TBS에 대한 재정 지원을 완전히 끊었다"고 지적했다.
일동은 "오 시장은 말로는 'TBS 폐지를 생각해 본 적 없다. 선의의 피해자가 있으면 안 된다'고 했지만, TBS 전 직원이 해고당할 위기에 올 때까지 강 건너 불구경만 했다"며 "TBS가 독자 생존을 위해 민간 기부자를 찾고 방송통신위원회에 정관 변경을 요청하는 동안 오 시장이 무슨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의 정치적 욕심 때문에 240여명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 서울시민들은 지난 35년간 함께해 온 시민의 방송을 잃게 됐다"며 "만약 TBS가 사라지게 된다면 오 시장은 민주화 이후 최초로 공영방송을 없앤 권력자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이성구 TBS 대표이사 대행은 지난 24일 임원 단체 대화방에 메시지로 사임 의사를 밝히고, 이사회에도 사의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 대행은 다음 달 31일을 해고 예정일로 명시한 '재단 직원 전원에 대한 구조조정을 위한 해고 예고 계획안'도 결재한 상태다.
TBS는 서울시 산하 미디어재단으로 연간 예산 400억원 중 70% 이상을 시의 출연금에 의존해 왔으나 올해 6월부터 지원이 끊겨 자금난에 빠졌다. 이후 서울시의 요청으로 TBS는 최근 시 출연기관 지정이 해제되기도 했다.
TBS는 민간의 기부를 받기 위해 정관을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변경하기로 하고 방통위에 허가를 요청했지만 이 또한 반려됐다. 조직 개편이나 법인 명칭 변경 등 통상적인 사안이 아니라 지상파방송사업자 지배구조 변경과 관련한 문제로 위원회 심의·의결이 필요하다는 게 방통위 입장이다.
TBS 위기에 대한 오 시장 책임론은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들에게서도 나왔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새로운 서울 준비 특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성흠제 민주당 서울시의회 대표의원은 "오 시장이 (취임 후) 그동안 한 게 없다"며 "시민들과 직결된 TBS 조례안 폐지 등 여러 가지를 저희들이 막지 못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경 시의원은 "TBS 관련해서도 사실은 오 시장이 요청했다고 하더라"며 "그러니까 (시의회) 국민의힘에서는 (서울시의 TBS 지원 중단) 조례를 통과해서 (TBS가) 해산돼 버리는 그런 상황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