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무지개마을 리모델링 올해 말 이주…일산 강선마을 14단지 리모델링 안전진단 절차
마스터플랜 발표 후 협상력과 추진력 강화하기 위해 단지별 추진 사업 속도 높여
[매일일보 김간언 기자] 정부의 마스터플랜 수립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자 1기 신도시 재건축·리모델링 추진 아파트 단지들이 각자 사업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정부가 재건축 완화방안을 발표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재정비사업 지원에 적극 나서자 1기 신도시의 재건축‧리모델링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일산 백마‧강촌마을과 분당 양지마을 등 1기 신도시에서 단지를 묶는 통합재건축 추진이 확산하고 있다. 일산 재건축 단지에서 예비안전진단 신청을 한데 이어 분당 재건축 추진 단지들도 예비안전진단을 추진하는 등 단지별로 구체적인 절차에 들어가고 있다.
분당 주민들은 성남시가 10월 중 재건축 TF를 발족할 예정이어서 단지별로 가시적인 재건축 추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마스터플랜 수립이 2024년인 만큼 당장 할 수 있는 사업을 찾고, 안전진단 통과 등 재건축 추진을 위한 절차를 미리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분당의 한 재건축 추진 단지 관계자는 “정부의 마스터플랜만을 기다리기에는 변수가 많다”며 “특히 과거 서울시에서의 사례를 볼 때 플랜이 나오고 나서도 사업이 늘어진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재건축 추진 단지가 정부와 지자체에 우리의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해야 한다”며 “안전진단처럼 쉽지 않은 인허가를 신청·준비하면서 빠르면 5년 후 착공한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기 신도시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사업 속도가 정부의 마스터플랜에 주춤하는 동안 1기 신도시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은 사업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조합출범이 완료된 1기 신도시 리모델링 추진 단지는 25개(분당 9개, 평촌 7개 산본 5개, 일산 4개) 단지로 지난해 9월까지 완료된 14개(분당 8개, 산본 3개, 평촌 2개, 일산 1개) 단지보다 78.5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리모델링 추진 단지가 가장 많은 분당에서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의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양상이다. 분당 구미동 무지개마을 4단지가 올해 말 이주를 시작해 내년 하반기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주민 이주가 본격화되면 1기 신도시를 통틀어 리모델링 사업을 시작하는 첫 단지가 된다.
일산에서도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이 사업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일산서구 주엽동 문촌마을 16단지 리모델링 조합은 지난 8월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확정했다. 이 단지는 재건축을 고민했다가 포기하고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잡았다.
인근 강선마을 14단지도 최근 현대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하면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단지는 지난 14일 리모델링 1차 안전진단 용역을 발주했으며 이는 일산 내 리모델링 단지 중 최초다. 일산 강선마을 12단지와 화정 별빛마을 8단지도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마쳤다.
한 지역 주민은 “재건축을 추진 중인 1기 신도시 주민들이 마스터플랜 수립지연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면서 사업 추진력과 결속력이 강해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1기 신도시 재건축·리모델링 단지 주민들이 각종 결의 대회와 협의를 통해 정부와 지자체를 압박하고 있는 만큼 일련의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분당 서현동 우성(시범단지) 64㎡ 9층은 지난 8월 23일 11억원에 거래돼 올해 4월 12억1500만원 신고가대비 1억1500만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 아파트 동일 평수 호가는 11억원부터 12억5000만원까지 분포돼 있으며 정부의 마스터플랜 발표 이후 호가가 하락하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