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여당, 내부 분열도 문제…답은 민생 챙기기에 있어"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올해 처음으로 20%대로 떨어지는 등 위기를 맞자 인적 쇄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제징용 배상 해법안과 한·일 정상회담 등 대일 외교 논란과 미국의 도·감청 의혹 부실 대응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최근 지지율 하락에 대해 그간 반복된 경고등이 누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 변화와 직언할 수 있는 참모진 중심의 전면 개편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지지율 회복을 위해서는 정부·여당이 내부 분열에서 벗어나 민생 챙기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가 한 주 만에 4%포인트(p) 후퇴하는 등 국정 운영 동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1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 운영 긍정 평가는 27%였다. 긍정 평가가 20%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17일에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도 33.6%를 기록하면서 5개월 만에 최저치로 확인됐다.
한국갤럽과 리얼미터는 미국의 동맹국 도·감청 의혹으로 인한 '외교·안보' 이슈가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 최근 윤 대통령은 '제3자 변제' 중심의 강제징용 배상 해법을 시작으로 한·일 정상회담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 등 대일 외교에서 민심과 괴리된 행보와 부실 대응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또 근로시간 개편 등에서 정책 혼선 등을 노출한 데 이어, 미국의 기밀문서 유출과 관련된 대응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지지율 하락에 쐐기를 박았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누적된 경고를 외면한 결과라는 의견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지금 도·감청 문제 등 그동안 크고 작은 악재들이 아주 많았다. 20%대로 지지율이 내려갔다는 것은 빨간불이 켜진 거고, 누적됐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윤 대통령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여러 논란과 지지율 하락을 겪으면서 인적 쇄신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적 개편 시기가 늦은 감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단행한다면 전면 개편이 필수 조건이라는 주장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인적 쇄신이) 늦어도 한참 늦었다. 원래 집권 초반에 인사 논란이 심했을 때 대규모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안 했다"며 "집권 2년 차 때도 대규모 개각과 인적 쇄신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는데, 몰릴 때까지 몰리니까 이제 하겠다는 거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선 대통령 스스로가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 또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통치 스타일을 바꾸도록 참모진이 노력해야 하는데, 현재 참모진들은 모두 '예스맨'이다. 바이든을 '날리면'으로 이런 식으로 대응해 온 거 아닌가"라며 "내각보다 더 중요한 것이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다. '예스맨'이 아니라 충신이 될 만한 사람들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지율 회복을 위해서는 인적 쇄신과 함께 여당 내부 단결과 민생 챙기기'가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최 원장은 "내부 분열상이 국정 운영에 대한 불안감 작용을 하면서 지지율이 추락한 요인이 있다고 본다"며 "내부가 단결되고, 또 민생을 위해서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적 개편 시기는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이후가 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 평론가는 "이게(인적 쇄신이) 내년 총선하고도 연관이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방미 이후 5월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무선(95%)·유선(5%)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전체 응답률은 8.2%다. 리얼미터 조사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다. 조사는 무선 97%·유선 3%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3.0%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