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장혜영 등 연쇄 창당으로 이어지나
전문가 "공천 받기 위한 창당" 비판도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출신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내년 총선을 300여 일을 앞두고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면서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금태섭 전 의원이 추석 전 창당을 시사하면서 '제3지대론'에 불씨를 당겼다면, 호남 출신에 현역 의원이라는 점에서 '양향자 신당'이 미칠 파급력이 '금태섭 신당'보다 더 클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선 사실상 양당으로부터 공천을 받기 어려워진 양 의원이 내년 총선의 공천을 염두에 둔 전략적 창당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 의원은 오는 26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중기중앙회 kbiz홀에서 창당 발기인 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양 의원의 창당 준비는 상당히 오래전부터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신당 참여 인물에 대해선 양 의원은 말을 아끼고 있다. 양 의원은 이른바 '파급력 있는 인물'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현역 의원 합류 여부를 비롯해 신당 명칭·비전 등은 발기인 대회 당일날 구체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지난 2021년 보좌진 성 비위 의혹 등으로 민주당을 자진 탈당한 양 의원은 해당 의혹이 경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자 지난해 복당 신청을 했다. 하지만 같은 해 4월 민주당 당론인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에 반대하며 복당 의사를 철회하며 사실상 민주당과의 절연을 선언했다. 이후에는 국민의힘 반도체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양 의원의 신당 창당은 현역 의원이라는 점과 지역구가 호남(광주 서구을)이라는 점에서 금 전 의원의 신당보다 정치권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대적으로 더 클 수 있다. 또 삼성전자에 고졸 여직원으로 입사해 상무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에 지난 2016년 당시 문재인 민주당 대표의 인재영입을 통해 정치권에 입문했고, 탈당 후 현재는 국민의힘 반도체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의 정치 이력은 거대 양당 비토 정서가 높은 중도층에 오히려 어느 정도 소구력을 가질 수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최근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이래경 혁신위' 논란 등으로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분열 양상을 보이는 상황이 맞물리면서 '양향자 신당'이 힘을 받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더욱이 이낙연 전 대표의 귀국(24일) 이틀 뒤에 신당 발기인 대회가 열리는 점도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양 의원의 이같은 움직임이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의 정치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연이은 신당 창당 선언이 소위 '제3지대론'에 불을 지피면서 연쇄 창당 선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내년 총선 공천이 불가능해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신당론이 대표적이다. 이 전 대표는 창당에 선을 긋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아직 그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장혜영·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현재 정치유니온 '세 번째 권력'을 통해 창당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양 의원의 신당 창당을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한 정략적 행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매일일보와 통화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공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신당을 만들어 비례대표로라도 출마하려는 것 아니겠나"라며 "현재 상황에서 '양향자 신당'의 성공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